내년 4·10 총선 인천 '계양구을' 선거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윤석열 정부 '스타 장관'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계양구을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계양구을에서 재선에 도전할지, 험지 출마를 선택할지도 관심사다. 이재명 당대표와 원희룡 장관 또는 한동훈 장관이 계양구을에서 맞붙는다면, 내년 총선 최대 '빅 매치'가 될 게 확실하다. 하지만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은 현 상황에서 이재명 당대표와 스타 장관의 맞대결 성사 여부를 예단하기엔 이르다. 빅 매치 실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스타 장관들의 계양구을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이다. 여권 한 인사는 "자객 공천으로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계양구을로 가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원 장관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이른바 '자객 공천설(說)'이다. 자객 공천이란 상대 후보를 이기고자 특정 후보를 내세우는 것으로, 표적 공천이라고도 한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특정 지역에 내려보내는 전략 공천과는 차이가 있다. 지역에 연고가 없는 이재명 당대표가 지난 계양구을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지역사회의 반감이 상당했다.
계양구을이 거물급 인사 간 맞대결로 전국적 관심을 받는 것은 나쁘지 않다. 각 후보자의 영향력도 있겠지만, 여야 모두 당 차원에서 지원 사격에 나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계양구을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천·출마의 목적이 오로지 상대 후보를 떨어뜨리는 데 있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상대 후보만 낙선시킬 수 있다면 지역 정서를 저버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식의 무책임한 행태로 비친다. 정책 선거보다 막말과 비방으로 상대 후보를 헐뜯는 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자칫 계양구을이 총선 승리를 위한 거물급 인사들의 각축장(角逐場)으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당리당략 차원에서 후보가 결정되면 안 된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보단 덜 하겠지만 지역 발전을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 판단한 후 공천해야 한다. 특히 계양구을 지역은 신도시 개발, 광역교통망 확대, 각종 규제 완화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정당이 후보를 결정하지만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다. 후보자 출마 과정과 공약을 중시하는 '현명한 유권자'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사설] 인천 '계양구을'은 여야 정략의 놀이터 아니다
입력 2023-11-21 19:47
수정 2024-02-07 15:47
지면 아이콘
지면
ⓘ
2023-11-22 19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7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