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처리를 위해 예정돼 있던 23일 본회의가 불발됐다. 법제사법위원회가 이동관 탄핵안을 이유로 예정됐던 회의를 산회하면서 처리할 안건이 없어졌다는 이유다. 결국 여당이 민생입법을 포기하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막아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만영 국회의장실 공보수석은 22일 오후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윤재옥·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간 비공식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며 “양당 원내대표가 오는 30일과 12월1일 본회의 개최에 합의했다”면서 “예산안과 법률안 모두 이때 처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야는 지난 9월 정기회 개회 당시 본회의 일정을 합의한 바 있는데, 11월에는 안건심의를 위해 지난 9일, 23일, 30일 등 모두 3차례 회의를 예정한 바 있다. 그런데 여야가 예정된 23일 본회의를 개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최만영 공보수석이 전한 것이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오늘 법사위가 130개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산회해 버렸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김도읍 위원장이 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하려고 하니 법사위를 안열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이 국회법을 무시하는 것도 도를 넘었다고 보고 김 위원장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법안들은 해당 상임위를 통과하면, 법사위에서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본회의로 넘어가므로, 보통 국회는 본회의 일정을 앞두고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안건들을 의결해 왔다.
이날도 법사위는 오후 2시 회의를 열었으나, 김도읍 위원장은 안건 상정 대신, 법사위 전체회의 일정을 여야 간사가 다시 합의하라고 종용했다.
이에 민주당측 간사인 소병철 의원은 “여야 간사가 법사위를 하기로 합의했고, 안건까지도 치열하게 논의해 확정했고, 여야 합의한 안건이 서면으로 올라와 있고, 정부부처 관계자가 (질의에 답하기 위해) 도착해 있다”면서 “위원장께서 법사위 안건을 진행하면 된다. 내일 본회의 관련해서 여야 지도부가 의사일정 이견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따로 논의)하면 될 것이다”라고 재차 김 위원장의 의사진행을 요구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자신이 ‘약속을 지키자’고 종용해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에 넘어갔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의총에서 ‘국회가 서로 합의하면 잘 지킵시다’ 이 말을 했다가 민주당 동료 의원과 지지자들에게 구박도 받고 문자도 받았다. 그 선의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나서 화가 치민다. 잡혀 있던 상임위 일정이 느닷없이 취소되도 되는 것이냐. 최소한 합의한 것은 지키면서 양당간의 정치적 대화가 이뤄져야 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김도읍 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 지난 11월9일 오후 2시 본회의 개의하는데, 1시 40분에 5인의 탄핵소추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의사일정에 포함시켜 강행했다”며 9일 국민의힘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상정을 막으려 3일~4일간 지속할 것으로 예정했던 노란봉투법과 방송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던 일정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역지사지로 입장 바꿔 생각해달라. (지금 이 상황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법사위원장이 (당의 상황을) 내몰라라 하라고 내모는 것도 너무 과하는 것 아닌가”라고 호소하며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다.
한편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오후 늦게 기자들에게 공지를 올려 최만영 국회의장실 공보수석의 브리핑 내용을 부인했다. 장 대변인은 “오늘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간 합의된 사항은 내일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11월 30일 본회의 및 12월 1일 본회의와 괸련해서는 어떠한 사항도 합의한 사실이 없다”라고 알렸다.
때문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은 내년도 예산안 의결까지 한데 묶여 여야간 치열한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농후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