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치, 세계로 가다·(下)] 수출 난항겪는 중소기업들


'중부식' 덜 매워 외국인 입맛 유리
올해 수출량 306t 전년보다 하락
대기업에 가격경쟁력 뒤처져 한계
"실효성 있는 지원책 필요" 목청

한국의 김치 수출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 전망이지만(11월22일자 12면 보도=정갈·담백 '순한맛' 중부식 김치, 외국인에겐 K-샐러드) 정작 세계 시장에서의 잠재력이 높은 경기 김치 기업은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외국인 입맛에 제격인 중부식 김치가 수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경기지역 중소 김치 기업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지역 김치 기업 중 전통 식품 인증 기업은 35곳, G마크 인증 기업은 27곳이다. 이들 기업은 가문·지역에서 대대로 전해져오거나 직접 개발한 중부식 김치를 주로 판매한다.

품질이 우수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김치 품평회에서 매년 수상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화성시 소재 무지개식품은 '전은희 자연의 포기김치'로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엔 파주시 소재 도미솔식품의 '사각사각총각김치'와 화성시 소재 선농종합식품의 '선농원본포기김치'가 각각 대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중부식 김치는 맵기가 덜하고 간이 세지 않아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유리해 수출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전통 김치를 생산하는 이들 기업의 수출 성적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세계김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경기지역 김치수출기업은 6곳에 그친다. 올해 한국의 전체 김치 수출 규모가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할 전망이지만, 경기도 김치 수출 규모는 감소세다.

올해(1~10월) 경기도의 김치 수출량과 수출액은 각각 306t, 118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30t, 149만달러 각각 줄어들었다. 지난 3년 동안 수출량과 수출액도 2020년 1천622t·583만달러, 2021년 1천371t·583만달러, 2022년 687t·286만달러로 하락세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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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기업이 수출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자동화 공정으로 대량 생산 라인이 갖춰진 대기업과 달리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데다, 판로 확보도 어렵기 때문이다.

5년 동안 진행하던 호주 수출 사업을 2년 전 중단한 경기지역의 한 김치 기업 관계자는 "나름대로 시장을 개척해 수출을 해왔는데 (수익 면에서) 원활하지 못했다"며 "정부 지원도 딱히 없고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인력이 적은 중소기업은 수출 사업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전통 김치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혜영 세계김치연구소 산업지원연구단장은 "김치 품평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업들도 (수출 제품) 단가를 맞추기 어려운 점이 있어 수출 시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이라며 "수출을 희망하는 기업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을 확대하고 외국 현지 문화와 맞는 판촉 활동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