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무관 외유성 반복" 행감서 지적

미인정 기관엔 확인 방법 전무
학교 내부선 '예산 낭비' 지적

전교조 "실효성 있는 출장인지 감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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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전경. /경인일보DB

교원연수에 대한 외유성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이에 대한 현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예산이 사용됨에도 교육당국의 기본적인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여행성으로 의심되는 연수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경기도교육청(이하 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가 지난 20일 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조성환(민·파주2) 의원은 "도교육청이 외부연수 관련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업무와 관련 없는 문화재 연수, 국립공원 연수 등 여행성·외유성 연수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학교들의 무분별한 연수에 대한 감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날까지도 의회가 요구한 '교원 자격연수'관련 자료 중 외부연수 현황은 제출하지 않았다. 학교장 등이 도교육청의 인정을 받지 않은 기관으로 떠나는 외부연수에 대해서는 대상, 교육기관, 인원, 프로그램 내용, 시간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게 이유다.

황운규 교육정책국장은 답변을 통해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학교나 개인이 사정에 따라 과도하게 연수를 다녀오는 부분이 있다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연수는 교육청에서 허가를 내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통계를 잡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조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학교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현황파악도 가능하다고 질책했다. 그는 "외부연수라 하더라도 학교예산에서 출장비, 교육비, 여비 등을 사용하지 않느냐"며 "학교 예결산 과정에서 회계시스템을 보면, 외부연수 현황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관리 사각지대 때문에 일부 학교장들은 일년에 몇 차례씩 연수를 떠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학교 내부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교직원 A씨는 "정년을 앞둔 학교장이 1년에 수차례씩 40만~70만원 이상의 돈을 받고 학교관리자 직무역량 강화라는 목적으로 울릉도, 독도, 여수 등을 다니고 있다"며 "여비까지 받으면 연 100만원이 넘어가는데, 모든 교직원에게 공정하게 지급돼야 할 예산이 무분별하게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원 노조도 비판적이다. 출장 여부를 판단하는 게 학교장이다 보니, 교장 등이 외유성 연수를 출장으로 셀프 결제해 학교에서 돈을 받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설명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학교에서 제보가 들어와야만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라며 "해당 출장이 실제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출장이 맞는지를 감독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