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한 마디로 '배설'이다. 최근 광주에서 열린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그는 현 정부를 "동물의 왕국"이라고 깎아내리면서 "동물농장에도 보면 그렇게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거는 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암컷 비하하려는 게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설치는 암컷'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겠다. "암컷 비하하려는 게 아니고"라며 미리 내세운 말이 실은 더 경악스럽다. 전제 자체가 '암컷'이다. 아무리 '동물농장'을 끌어다 썼다 하더라도 생각의 기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그의 눈에는 우리 여성들이 모두 암컷으로밖에 보이지 않는가"라고 비판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그날 그 무대에서 조연 역할을 하며 '배설'을 함께 즐긴 이들이 있다. 행사의 주최자 민 의원과 김용민 의원이다. 그리고 객석에 앉아있던 일부 참석자들이다. 최 전 의원의 '암컷' 발언에 함께 웃으며 즐거워했다. 당 지도부가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했지만 정작 이들의 행태에 대한 사과나 언급은 없었다. 겨우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함께 자리하며 웃었던 민 의원과 김 의원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며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적절한 징계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로 구성된 '원칙과 상식'이 "최 전 의원의 막말과 현장에서 누구도 제지하지 못했던 우리 의원들의 모습은 우리 당의 도덕성 상실과 성인지 감수성의 후퇴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한탄했을 뿐이다.
이재명 대표가 나섰다. 이 대표는 그제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최 전 의원에게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이런 당 대표의 경고조차도 회의적이다. 최 전 의원은 앞서 성 비속어 발언으로 징계를 받았으나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고, 당 윤리심판원은 재심 결정을 미뤘다. 이번 '암컷' 발언으로 인한 논란의 재발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국민은 정부와 집권여당의 무능에도 메스를 들이대지만 야당의 도덕성 역시 결코 가벼이 흘려버리지 않는다. 지금 경각심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쫄딱 망할 수도 있다. '배설'의 기쁨을 누릴 때가 아니다.
[사설] 민주당 배설의 정치 집착하면 큰일날 수 있다
입력 2023-11-22 19:47
수정 2024-02-0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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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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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진행중 2024-11-22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