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관저에서 방명록 작성하는 윤 대통령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23.11.23 /연합뉴스

한국과 영국의 관계가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양국이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 합의한 지 10년 만에 국방, 경제, 미래 협력 등을 망라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관계로 격상시켰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이를 골자로 한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했다. 합의문은 정상회담이 열린 총리 관저의 별칭(10 Downing Street)에서 따왔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합의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다우닝가 합의’에 오늘 서명한다”며 “이를 통해 양 국가, 경제 및 국민 간의 관계가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목표치로 격상될 것이며, 이는 이번 세기와 그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외교·국방장관 회의 신설·대북제재 공동이행 등 안보공조

양 정상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 목표치로 격상”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를 위시한 국제 분쟁 해법에 인식을 같이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모든 핵무기,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규탄’,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국제사회 안보·번영에 필수 불가결임을 확인’,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에서 민간인 보호·인도적 지원·확전 방지 노력 강조’ 등이 포함됐다.


특히 다우닝가 합의 이행을 위해 안보·경제·지속 가능한 미래 등 세 가지 분야를 지정해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거나 강화키로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방·방산에서는 ▲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 신설 ▲ 국방협력 MOU 추진 ▲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공동 순찰 ▲ 사이버안보 분야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 ▲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방산 공동수출 MOU 체결 등이 이뤄졌다.


이어 경제 분야는 다시 과학기술과 무역·투자를 주요 축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과학기술은 ▲ 디지털 파트너십,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 우주 협력 MOU 체결 ▲ 양자기술, 합성생물학 분야 협력 ▲ 차기 ‘미니 화상 AI 안전성 정상회의’ 공동 개최 등 AI 분야 협력 확대 등이 포함됐다.


과학기술 강국인 영국과 미래를 선도할 첨단 과학기술의 협력 확대가 목적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무역·투자는 ▲ 한·영 FTA 개선 협상 개시 선언 ▲ 한·영 경제금융 대화체 설치 ▲ 한·영 상호 투자 협력 채널 구축 ▲ 한·영 공급망 대회 개최 ▲ 한·영 세관상호지원협정 체결 등에 서명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 분야에서는 ▲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해상풍력 MOU 체결 ▲ 원전분야 광범위한 협력 ▲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지 ▲ 2050 탄소중립 달성 협력 ▲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 체결 ▲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재정기여 증대 등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당수 접견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호텔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당수를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3.11.23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당수를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당이 영국을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 강국으로 도약시킨다는 비전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영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이 크게 확대하도록 영국 의회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당수는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 성과를 바탕으로 폭넓은 분야에서 양국이 미래 지향적 협력을 지속 확대해나가자”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