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내년도 예산안 심의 첫날
김동연 도지사 역점사업 도마
10억→100억 증액 ‘실효 지적’
“중복사업·금액 차이 등 우려”
도의회 예산실도 ‘재설계’ 재기
경기도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 사업인 ‘장애인 기회소득’의 예산을 졸속 편성했다는 지적이 경기도의회 예산안 심의 첫날부터 제기됐다.
올해 10억이었던 사업 예산이 내년도 100억으로 한 번에 10배 확대 편성했기 때문인데, 사업의 충분한 실효 분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됐다는 비판이다.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진행한 내년도 복지국 예산안 심의에서 국민의힘 이인애(고양2) 의원은 “장애인 기회소득 예산이 900%가 올랐다. 복지국장 공무원 생활 동안 예산이 (한 번에) 900%가 오른 경우가 있었나”라며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늘리기만 하고 체계가 없다. 나중에 이 예산이 1천억, 그 이상도 될 수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해 시범 사업으로 진행된 장애인 기회소득은 본예산 기준 10억원이 편성돼 2천명의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게 월 5만원씩 지급됐다. 지난 9월 도가 1차 추경을 통해 13억원을 추가 편성해 대상을 7천명으로 확대했는데 도는 내년도 대상을 다시 1만명으로, 지원액도 하반기부터 10만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러한 도의 사업 대상과 지원액 확대에 대해 신중이 요구됐다.
이 의원은 “사업이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김 지사가 이 사업에 너무 몰입해 있는 것 같다. (예산에 대해) 단계적으로 의견을 반영해서 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장애인들의 중복(사업)들도 있고, 다른 기회소득 사업과 금액 차이도 있어 많이 올랐다는 (부정적) 의견 및 우려도 있다. 더 탄탄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도의회 예산정책담당관실도 예산 확대로 사업의 지속을 위해 시군 매칭과 대상자 조정 등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도의회는 예산안 ‘분석의견’을 통해 “민선 8기에서 추진하는 기회소득 중 장애인 외에 대부분이 도비 보조율 50% 사업으로, 매칭사업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대상자도 올해 1차 심사대상자 중 38.3%에 해당하는 지적·자폐장애인 중 3급의 경우 일상생활을 스스로 영위할 수 있는 등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 대상자가 적잖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이에 김능식 복지국장은 “100억은 큰 액수다. 시점상 지난해와 (비교할 때) 예산 숫자는 파격적인 증가라고 (생각해) 그럴 수 있는데, 면밀히 들여다보면 처음에 (사업)양을 조금 작게 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경기도교육청의 내년도 본예산 심의에 돌입했다.
도의회는 이날 경제노동위원회와 교육행정위원회 등 5개 상임위의 예산 심의를 진행했다. 앞서 경기도는 ‘확대 재정’ 기조를 이어 전년 대비 6.9% 늘린 36조1천345억원, 도교육청은 1.52% 줄인 21조9천939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 도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은 다음달 14일 예정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회의까지 심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