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입적한 가운데 평소와 달리 경호원도 없이 칠장사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에서는 화재 당시 현장에서 자승 스님만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자 방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29일 불교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50분께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사찰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화재가 나 자승 스님이 입적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나머지 3명은 밖으로 대피해 목숨을 건졌다.
자승 스님은 늘 경호원과 함께 일정을 소화하는데 이날은 서울에서 안성까지 혼자서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 스님의 일정을 담당하는 담당자도 칠장사를 방문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에선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과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이사장 등을 역임한 자승 스님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칠장사를 방문한 부분과 화재 현장에서 혼자 나오지 못했던 부분 등에 대해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교계 한 관계자는 “3명은 나왔는데 자승 스님만 현장을 못 빠져나올 만한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불교계에서는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평소에는 경호원이 붙는데 오늘은 혼자 갔다. 서울에서 안성까지 스님 3명을 만나러 갔다는 것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모르겠지만, 화재가 난 시간 때도 그렇고 혼자만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건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자승 스님이 불교계 발전을 위해 소신공양을 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철저한 수사로 진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사 당국은 “불교계의 여러 의혹 제기와 타살 혐의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에서도 이날 발생한 불이 사고인지 혹은 다른 이유에 의한 것인지에 관해서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 스님은 지난 2009년 55세에 역대 최고 지지율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으며 2013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2022년에 상월결사를 만든 뒤 부처의 말씀을 널리 퍼뜨리는 전법 활동에 매진해왔다. 현재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