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감, 공문 발송·동일 디자인 지적
市 "제작 강제 안 해, 참고용일 뿐"


수원지역 내 행정동의 이야기를 담은 '마을 이야기' 책자를 주민자치회의가 아닌 수원시에서 개입해 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마을 이야기는 동별로 운영되는 주민자치사업의 일환으로 작년 우만2동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 호평을 받아 전체 동별 자치사업으로 확장됐다. 해당 책자에는 각 동의 지역 특색과 마을 공동체 형성 사례, 주민 인터뷰, 동네 명물 소개 등이 실려 지난 9월 열린 '수원시 주민자치박람회'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책자 제작과 관련해서 주민 자치사업으로 자발적으로 행해진 것이 아닌 시 주도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달 28일 열린 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배지환 문화체육교육위원회 의원(국민의힘, 매탄1·2·3·4동)은 "마을 이야기 제작 과정에서 수원시는 각 동에 (책자 제작) 관련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고 44개 동이 빠짐없이 참여해 동일한 표지 디자인과 규격으로 책자를 발간했다"며 "주민자치회의 원년인데 주민자치를 훼손한 행태가 유감스럽다. 특히 일부 동에서는 책자를 제작하기 위해서 주민자치센터 수강료 수익금을 사용했다. 수익금은 주민자치회 사업의 운영금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문제의 소지가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A동 관계자는 "책자 제작과 관련해 구체적인 표준안이 담긴 제시안을 공문으로 받았다"며 "해당 사업 진행 여부를 두고 인근 동 관계자들과 논의해 다 같이 발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동 관계자는 "주민자치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해라서 어떤 사업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며 "시에서도 동별로 고민이 많으니 참고하라고 제안한 것 같다"고 전했다.

수원시는 책자 제작에 대해 강제성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마을 이야기 제작에 강제성은 없었으며 주민들이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면서 "표지와 규격 등이 같은 것은 제작에 참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배포한 것이지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주민자치회에서 자체적으로 내용을 구상하고 작성해 만든 마을 이야기인 만큼 수원을 연구하는 데 있어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