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쁨조가 아니라 직원입니다.”
경기도 내 일부 지역농협에서 매년 연말 종무식때 관행처럼 직원들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하고 있어 일부 직원들로 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장기자랑과 관련해서 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조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29일 A농협과 제보자에 따르면 평택시 내 A지역농협은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매년 12월이면 연말 종무식을 연다.
조합원과 함께하는 종무식에서는 직원들이 준비한 장기자랑 등 음주가무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점별로 선발돼 장기자랑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행사에 앞서 한 달여 전부터 퇴근 후 야간까지 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애초 행사의 목적과 달리 악습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등 ‘기쁨조’ 논란마저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 A씨는 “금융자산 3조원에 달하는 농협에서 연말 종무식때 직원들에게 장기자랑을 시키는 악습이 꾸준히 내려오고 있다”며 “무조건 지점별로 참석 인원을 선발해 전 임직원 및 조합원 앞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노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부 문서에 행사 목적이 임직원 노고 치하라고 명시돼 있으나, 갈수록 행사의 목적과는 거리가 먼 임원들을 위한 기쁨조에 가까운 행위로 변질돼 가고 있다”면서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 외에도 장기자랑을 준비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직원들의 건의가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무 시간 이후 추가근무 수당도 없이 무급으로 야간까지 진행되는 강압적인 장기자랑 및 행사 참여를 강행하는 모습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농협 측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진행되는 행사라는 입장이다.
A농협 관계자는 “장기자랑은 올해만 하는 게 아니라 매년 해왔다.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사기진작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강압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시상금이 있다 보니 일부 직원들이 늦게까지 남아 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