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142건중 41건 올 최저 기록
입찰 경쟁률은 계속 올라 예상 밖
수요 많던 구축 주택 인기도 시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관리하는 압류재산 공매 낙찰률이 올해 하반기 들어 하락했다. 경매시장으로 나오는 압류 물건이 늘었지만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3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인천지역의 3분기 압류재산 공매 낙찰률은 28.9%(142건 중 41건 낙찰)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1·2분기 낙찰률은 각각 32.1%와 34.8%를 기록했는데, 한 분기 사이 큰 폭 하락했다.

공매 시장의 낙찰률이 저조한 것은 예상 밖이라는 분석이다. 낙찰률과 반대로 입찰 경쟁률은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1분기 1.3대 1에 머물렀던 경쟁률은 2분기 2.2대 1, 3분기에는 2.8대 1까지 치솟았는데, 경쟁률이 오르면 낙찰 건수도 증가하는 일반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캠코 공매에 나오는 물건은 부동산 외에 차량과 토지, 각종 문서 등 동산 매물도 포함된다. 낮은 값에 매물을 얻어 단기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입찰자가 늘었지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에 낙찰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 4월 2억5천600만원에 감정가가 책정돼 공매 시장에 매물로 나왔으나 3차례나 유찰됐다. 지난달 16일 낙찰자가 나왔는데, 낙찰가액은 감정가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억2천544만원에 머물렀다.

캠코 공매 물건이 아닌 일반 경매 물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 매물로 나온 인천지역 주택(아파트·오피스텔·빌라)은 91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리 상승이 이어졌던 지난해 같은 달 매물 건수(492건)보다 86.3%나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낙찰률은 28%에 불과해 전월 대비 10%p 가까이 줄었다.

특히 경매시장에서 수요가 많았던 구축 주택의 낙찰 건수가 감소한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구축 주택의 경우 재건축이나 주택정비사업 등 재개발 가능성이 높아 고금리에도 인기가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모두 하락한 것이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고금리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채무 문제가 벌어진 집주인이 늘면서 경매 매물도 증가했다"며 "매수심리도 수그러들면서 낙찰률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