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화마 아래 놓인 아이들·(中)] 교육당국, 불연성재료 의무화 ‘모르거나 지나쳐’

학교 등 교육연구시설의 내부 마감재료는 불연성재료를 사용해야 함에도 여전히 현장에선 시설 기준에 못 미치는 방염재료를 내부 마감재로 사용(10월4일자 7면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과 일선 현장에선 불연성재료 사용 의무화를 모르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경기도교육청(이하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각종 법률은 교육시설 내부 마감재료의 기준을 불연재료와 준불연재료로 삼았다.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대한 규칙’ 제24조, ‘교육시설의 안전·유지관리기준’ 제12조 등이 이를 뒷받침 한다.


하지만 교육당국과 학교 현장의 시설 담당자들은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거나 법률상 예외사항을 통해 방염재를 사용했다. 또다른 화마가 아이들을 덮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 해야 하지만 틈을 허용한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시공과 시설관리를 책임지는 이들은 학교 시설에 적합한 마감재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방염 천장용흡음재를 시공한 경기지역 한 고등학교 시설 관계자는 “학교 실내 마감재료를 사용할 때 화재에 취약한 걸 쓰면 안 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며 “불연과 준불연, 방염재료 등 정확하게 구분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법률상 예외조항을 근거 삼아 학교 내 마감재료를 방염재로 사용하고 이를 허용한 학교와 교육지원청도 있었다.


도내 한 교육지원청 시설 관계자는 “신축 학교 건설현장에서 천장용흡음재를 방염재로 사용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천장용흡음재는 ‘다중이용업소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실내장식물에 속하는데 ‘건축물방화구조규칙’ 제24조에 따르면 실내장식물은 불연 또는 준불연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조항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학교에서 사용하는 게 문제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법률상 불연성재료가 아닌 내부 마감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 사항이 있지만, 방염재로 인한 화재 발생 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외사항을 통해서 방염 천장재를 사용하더라도 방염 천장재에 있는 흡음재로 인한 화재 발생 시 큰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불연재료와 준불연재료 시공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내부 마감재료는 불연이나 준불연 이상의 재료를 사용해야 하지만 각 교육지원청이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시공에 필요한 마감재료를 선택하는 것으로 안다”며 “도 교육청에서 학교 시설에 쓰이는 모든 마감재료를 조사하거나 파악하진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