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답변 못받아, 매주 피케팅할 것"
"상의없이 넥슨 규탄 회견… 민주노총 탈퇴"
내부 폭로, 젠더 갈등이 판교를 뒤흔든 가운데 카카오와 넥슨을 둘러싼 혼란이 노사간, 혹은 노동단체 간 마찰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4일 성남 분당구 카카오아지트에서 시위에 나섰다. 이들이 든 팻말엔 '경영 실패 책임지고 인적 쇄신 시행하라', '셀프 쇄신 그만하고 크루 참여 보장하라' 등이 적혀있었다.
이날은 카카오가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주재하는 제6차 비상 경영 회의를 연 날이었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 신뢰위원회 위원이 카카오의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한 뒤 열린 회의여서 주목도가 한층 높았다.
노조는 내부 폭로가 불거진 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경영 쇄신 과정에 노조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에서 이렇다 할 답이 없었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요구한 사안에 대해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며 "매주 월요일마다 비상 경영 회의에서 이 내용이 논의될 수 있도록 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손동작 논란과 관련, 노조가 속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상의 없이 넥슨 앞 규탄 기자회견에 동참한 점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민주노총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산하 지회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은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 속 캐릭터가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동작을 취한 모습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넥슨은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는데, 민주노총과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지난달 28일 해당 조치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소속인 넥슨 노조와 상의가 없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배수찬 스타팅포인트 지회장은 한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넥슨 조치에 대해 "게임사는 유저들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을 검수하고 감독할 책임이 있고, 검증을 위해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업무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