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의혹 불거진 뒤 노조 쇄신 참여 요구
"사측 답변 못받아, 매주 피케팅할 것"

"상의없이 넥슨 규탄 회견… 민주노총 탈퇴"

카카오 노조 피켓 시위 개시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이 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아지트에서 인적 쇄신과 크루(직원)의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3.12.4 /연합뉴스

내부 폭로, 젠더 갈등이 판교를 뒤흔든 가운데 카카오와 넥슨을 둘러싼 혼란이 노사간, 혹은 노동단체 간 마찰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4일 성남 분당구 카카오아지트에서 시위에 나섰다. 이들이 든 팻말엔 '경영 실패 책임지고 인적 쇄신 시행하라', '셀프 쇄신 그만하고 크루 참여 보장하라' 등이 적혀있었다.

이날은 카카오가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주재하는 제6차 비상 경영 회의를 연 날이었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 신뢰위원회 위원이 카카오의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한 뒤 열린 회의여서 주목도가 한층 높았다.

노조는 내부 폭로가 불거진 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경영 쇄신 과정에 노조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에서 이렇다 할 답이 없었다는 게 노조 설명이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요구한 사안에 대해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며 "매주 월요일마다 비상 경영 회의에서 이 내용이 논의될 수 있도록 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는 손동작 논란과 관련, 노조가 속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상의 없이 넥슨 앞 규탄 기자회견에 동참한 점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민주노총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산하 지회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은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영상 속 캐릭터가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손동작을 취한 모습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넥슨은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는데, 민주노총과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지난달 28일 해당 조치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소속인 넥슨 노조와 상의가 없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배수찬 스타팅포인트 지회장은 한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넥슨 조치에 대해 "게임사는 유저들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을 검수하고 감독할 책임이 있고, 검증을 위해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업무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