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행안위, 계류장 신축안 통과
16억여 투입 월례공원에 조성 예정
안정적 운영땐 골든타임 확보 도움
격납고 없이 12년째 '떠돌이 생활'을 이어온 인천 닥터헬기가 새 둥지를 얻는다. 이르면 내년 말 전용 계류장이 생기면 인천 168개 섬 지역과 격오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4일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인천시 2024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중 세부 안건인 '응급의료헬기 계류장 신축 계획'을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 10월 20일 행안위는 닥터헬기 계류장 신축 계획 안건 동의를 보류한 바 있다. 월례공원에서 직선거리로 약 450m 떨어진 아파트 주민의 '소음 민원' 때문이었다. 이후 인천시는 닥터헬기 계류장의 방음벽 설치 계획과 소음 영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보완해 행안위를 설득했다.
인천시는 내년 4~5월까지 닥터헬기 계류장 신축 설계를 진행하고 내년 말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 16억5천만원으로 월례공원에 닥터헬기 전용 활주로와 격납고, 사무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인천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 도입돼 섬 지역과 격오지 등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6월까지 출동 건수는 모두 1천593건이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섬 지역인 옹진군에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닥터헬기를 도입했지만 10년 넘도록 전용 계류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인천 닥터헬기는 2011년부터 총 7차례 임시 계류장을 떠돌았고 2017년부터 부평구 일신동에 있는 505항공대대에 머물고 있다.
군부대 임시 계류장은 이륙할 때 관제탑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른 계류장에서 출동하는 것보다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전용 격납고가 없어 사계절 내내 닥터헬기가 외부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월례공원 전용 계류장을 통해 닥터헬기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희(국·옹진군) 의원은 "(통계에 따르면) 닥터헬기가 월평균 11회, 3.2일에 한 번씩 뜰 것으로 보인다"며 "인근 주민들이 우려하는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천시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 12월 말까지 닥터헬기 계류장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소음영향 최소화를 위해 최고 수준의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안위는 닥터헬기 계류장과 함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에 포함된 ▲88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증축 계획 ▲마전동 공영주차장 건축 계획 ▲연수소방서 신축 계획도 원안 가결했다. 서구 119생존수영 체험장 신축 계획에 대해서는 예산 확보를 위한 추가 논의가 필요해 부결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