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RE100, 톺아보기·(2)] 우리가 직접 만드는 재생에너지, ‘도민RE100’

 

에너지자립마을 참여 전기요금 절약 톡톡

햇빛 기회소득 받는 ‘기회소득마을’ 참여

‘도민RE100’ 주민 수용 향상 기대감

12606 파주시 객현리 마을회관
파주시 객현리 마을회관에 설치된 태양광 모습./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파주시 객현리 주민 A(70대)씨는 3년전, 3㎾ 태양광을 주택 지붕에 설치했다. 경기도에서 추진한 ‘주택용 태양광 설치지원’에 참여한 것인데, 태양광 설치 이후 월 6만원대였던 전기요금은 ‘월 1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초기 태양광 설치 시 자부담으로 보탰던 60만원도 1년 만에 회수했다.

평균 연령 60대, 주민 절반가량이 낙농업 등 축산업에 종사하는 파주시 객현리 주민들 역시 처음에는 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설치가 낯설었다. 그러나 태양광 설치 후 전기요금 절약 등을 직접 경험한 주민들은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초기 사업에 참여한 22가구에 더해, 8가구가 태양광을 추가 설치했다.

김정대 이장은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하고 싶어했지만, 주택용만 지원이 가능해 건축물대장이 없는 등 조건이 안 맞는 경우가 있었다”며 “경로당에도 태양광이 설치되면서 기존 석유 사용에 따른 부담이 많이 줄어 어르신들이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는 한국에너지공단과 연계해 2016년부터 지난해 기준 1만 7천294건의 주택용 태양광 설치를 지원했고, 에너지 낙후지역에 자가용 및 상업용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지원한 경기도 에너지 자립마을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244개 마을, 5천965가구에 22㎹의 태양광이 보급됐다.

또한, 파주시 객현리 마을에는 마을 회관 주차장과 축사 2개동 등을 활용해 모두 5호기(363㎾)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에너지 기회소득마을’도 조성된다.

에너지 기회소득마을은 농촌 지역 등 에너지 이용 취약지역 마을의 공용 태양광 발전소 설치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마을 주민들은 발전소에서 발생한 재생에너지를 판매해 ‘햇빛 기회소득’을 받게 된다. 민선 8기 경기도가 처음 추진하는 사업으로 파주시 객현리와 함께 안성시, 이천시, 포천시 등 5개소가 올해 첫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됐다.

이처럼 파주시 객현리 마을 10가구 중 3가구가 태양광을 설치한 데 이어, 에너지 기회소득마을까지 참여하는 등 재생에너지 ‘붐’이 일어난 이면에는 과거 농촌관광 목적으로 독일을 방문해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을 느낀 김정대 이장이 있다. 농촌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은퇴를 앞둔 농민들에게는 남은 건 토지·건물밖에 없으며 분뇨처리 등에 있어 탄소중립 해법도 필요했던 것.

김정대 이장은 “농민들의 소득 60%가 농업소득이라면, 나머지 40%는 관광 등 농외소득으로 채워야 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바이오매스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익 창출 등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주민들도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실제 전기요금 절약 등을 경험하면서 일부 주민은 낙농자산 등을 매각해 태양광 설치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주택용 태양광 설치지원을 비롯한 에너지 자립마을, 에너지 기회소득마을 등은 경기도와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추진하는 ‘도민RE100’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있어 도민이 직접 에너지 전환에 참여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태양광 설치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로 꼽히는 주민 반발 등을 해소, 재생에너지의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첫 걸음인 셈이다.

다만, 주택용 태양광 설치지원의 경우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25% 삭감했고 경기도는 자체 예산을 활용한 ‘주택용 태양광 설비 대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심재성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기후에너지본부장은 “경기도는 정부와 달리 관련 예산을 확대해 기존 정부사업 연계와 더불어 경기도 자체 지원사업을 ‘투트랙’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 기사는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