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년 총선에서 인천 서구 의석수를 1석 늘리는 획정안을 마련(12월6일자 1면 보도)하면서 국민의힘의 ‘북부권 거점 확보 전략’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인천 서구와 계양구 등 북부권은 더불어민주당 우위 지역인데, 국민의힘이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지가 내년 인천 지역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국민의힘 인천서구갑에 ‘유력 인사’ 발탁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개각 발표 이후 윤석열 정부 내각 주요 인사의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는 등 여당의 새 인물 발굴·차출 작업이 본격화됐다. 특희 국회의원 자리가 1석 늘어나는 인천 서구에 ‘유력 인사’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구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서구갑·을이 갑·을·병으로 조정된다면 서구갑에 있는 청라1·2동이 서구을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동안 선거 결과를 토대로 신도시(청라국제도시)가 빠져나간 서구갑을 국민의힘 강세 지역으로 분류한다.
서구갑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국회의원을 두 차례 지낸 지역이지만 현재 당협위원장은 공석이다. 국민의힘은 올해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서구갑을 ‘보류’ 지역으로 남겼다. 유정복 인천시장 정무직 출신인 박세훈 전 인천시 홍보특보와 이행숙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각각 서구을·병을 노리고 활동한다. 이 때문에 서구갑에서 국민의힘이 ‘새 인물’을 등판시킬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열려 있다.
‘스타장관’ 원희룡, 험지 계양구을에 나설까
계양구는 민주당 우위 지역이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계양구을 출마설이 나오면서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원 장관은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소속으로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 출마한 뒤 연달아 3선을 했다. 제주도지사를 역임했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스타 장관’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쌓았다.
계양구갑은 민주당계가 자리를 빼앗긴 적이 한 번도 없고, 계양구을에서는 국민의힘이 보궐선거에서 단 한 차례 승리한 게 전부일 정도로 국민의힘이 열세다. 하지만 원 장관 등과 같은 ‘유력 인사’가 출마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전망이다. 다만 계양구을 현역 의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거나 비례로 나선다면 ‘빅매치’는 무산될 수 있다.
깊어진 인천 북부권 소외론 … 누구에게 유리할까
인천 서구·계양구 등 북부권 판세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소외론’이다. 지난 20년간 인천의 각종 개발사업 과정에서 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과 중부·남부 지역보다 후순위로 밀렸다는 피해 의식이 서구·계양에 확산돼 있다. 서울 출퇴근 인구가 많아 광역교통망 확충을 바라는 여론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소속 한 정치인은 “서구갑은 언급되던 지역 인사 외 아직 새 인물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의석 증가로 누군가 내려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국민의힘에서 계양구는 누가 나와도 민주당에 밀려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내년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항할 인물을 내세워 새로운 시도를 해볼 만한 지역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