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입단 비리'로 검찰 수사까지 받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가 이번에는 '프런트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 안산시가 스스로 감사에 나선 결과이지만 그동안 구단이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됐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이 불가피해졌다.

시는 지난 9월부터 진행한 안산 그리너스 구단 감사에서 모두 27건에 이르는 비위를 발견했다. 이는 안산시가 3년마다 하는 정기 종합 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는 부장급 직원이 경력을 위조한 것은 물론, 당시 허위 경력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채용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채용을 관리하는 직원은 인턴 채용 과정에서도 서류 심사 고득점자를 면접 평가에서 고의로 제외하기도 했다. 비위를 주도한 직원들은 이미 지난달 시 인사위원회를 통해 직권 면직 등 자체 징계를 받았다.

이에 앞서 안산 구단은 전 감독이 선수 선발 과정에서 에이전트로부터 현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전 구단 대표도 선수 선발 비위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스포츠 정신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비리 복마전으로 전락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비리 행진에 안산시는 물론, 스포츠계에서도 골칫거리가 됐다.

안산 그리너스의 문제는 전문적인 관리 없이 조직을 방치한 결과이다. 시와 시민의 자부심의 상징이어야 할 시민구단이 오히려 시와 시민의 치욕이 된 상황이면, 구단 존치 여부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존치한다면 창단에 버금가는 정상화 작업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구단 전 대표이사의 선수입단 비리 의혹과 관련해 신속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3년 만에 종합감사를 실시해 추가적인 비위를 적발한 것도 구단 정상화를 위한 밑작업이라고 이해한다. 안산 그리너스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구단 리모델링뿐 아니라 구단에 대한 시의 관리감독 기능 정상화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안산시의 자정 노력이 비슷한 처지의 시민 구단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 시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재정만 투자하고 성적만 요구하는 비전문적인 스포츠 구단 운영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혁신을 위해선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고, 현장 전문가들의 조력과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다. 구단주인 이민근 시장의 약속대로 선수선발위원회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