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지원건수 1만건 늘어
예산 조기 고갈로 자구책 분주
재정 한정… 내년도 일부 증액
코로나19 기간 동안 축소됐던 경기도의료원의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사업이 재개됐지만 일부 취약계층은 진료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지원 예산이 조기 고갈되면서다.
11일 경기도와 경기도의료원(이하 도의료원) 등에 따르면 올해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예산은 20억원으로 전액 도비로 운영된다. 지난 9월 올해 예산이 소진됐고 도의료원은 추경을 요청해 1억8천만원을 받았으나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다.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사업은 의료소외계층 진료비 지원과 중증장애인 치과진료비 지원이 포함된다. 의료소외계층(의료급여 대상자, 중위소득 65% 이하, 선감학원 피해자)에 연 500만원 한도로 진료비를 지원한다. 중증장애인 치과진료비 지원은 의료급여 대상자, 차상위 본인 부담 경감 대상자, 중위소득 65% 이하 대상자 중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에게 연 200만원 한도로 지원한다.
도의료원은 지난해 5월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이 해제되면서 이전에 축소·중단됐던 취약계층 진료를 재개했다. 지원 건수는 지난 10월 기준 5만1천920건으로 지난해 4만397건보다 1만여건 늘어난 추세다. 연말까지 진료비 지원으로 2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예산은 21억500만원으로 일부 증액되는데 그쳤다.
예산이 고갈된 도의료원 산하병원은 자체 예산 보조 및 지자체 지원 연계 등 자구책을 찾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포천병원은 예산 소진으로 사업 종료를 공지했다가 지난 9월부터 입원 환자만 진료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또 포천병원 소속 사회복지사가 외부 후원이나 방송 기부를 통해서도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수원병원은 지자체 긴급의료지원으로 연계해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했지만 수혜자가 병원과 지자체에 이중으로 행정 처리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경기도의료원은 지난 11월 행감 업무보고에서 진료비 지원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의료원 관계자는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은 공공의료원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취약계층이 늘어 지원을 끊을 수 없다. 산하 병원에서 자체 예산을 보조해 지원을 이어가지만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재정 악화로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는 도의료원과 소통하며 내년 예산 편성이 증액되도록 요청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사업비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내년도 예산이 일부 증액된 상황"이라며 "의료원에서 원하는 대로 지원해 주면 좋겠지만 예산이 한정돼 해당 사업에 모든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 (내년에도 예산이 소진되면) 추경 반영 등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