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까지 기부액 584억 '목표 미달'
취약계층에 양질의 물품 나눔 난항

올 연말까지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나누는 푸드뱅크의 금고가 비어있을 가능성이 높아 소외된 이웃을 향한 지역사회의 온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기도 광역푸드뱅크 '경기나눔푸드뱅크'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위탁·운영 중인 푸드뱅크사업은 기업 및 개인으로부터 식품 및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결식아동 독거노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복지서비스다.

통상 푸드뱅크는 기부받은 물품을 포장해 이용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푸드마켓은 기부품을 진열해 편의점 형태로 구성한 사업장으로 이용자가 직접 방문해 기부물품을 선택한다.

도내 푸드뱅크 사업장은 기초푸드뱅크 83개소, 광역푸드뱅크 1개소로 총 84개소다. 이는 전국 총 445개소 중 18.9%에 달한다.

또한 경기지역 광역푸드뱅크 목표액인 700억원은 전국푸드뱅크의 2023년 목표액 2천473억원의 28.3%를 차지하고 있다. 17개 광역지원센터 중 가장 큰 규모를 경기도가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까지 도내 푸드뱅크·마켓에 기부된 식품과 생활용품의 액수는 584억원으로 단체가 목표로 잡았던 700억원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689억원 미만일 가능성도 있어 늘어나는 푸드뱅크 이용객에게 양질의 물품을 나눌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푸드뱅크 사업 이용자들은 푸드뱅크 사업장의 줄어든 물품 종류를 체감하고 있었다.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조미료와 장류의 종류는 줄어들었고, 제과·제빵 등 비선호 물품이 늘었다는 것이다.

수원시의 한 푸드마켓을 이용하는 정모(75)씨는 "들어오는 물품의 종류가 줄어든 게 보인다"며 "우리 같은 노인은 조미료나 장류 같은 게 있으면 좋은데 밀가루로 만든 간식 종류가 많아서 가져갈 만한 게 많이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저조한 기부물품 접수의 현실은 현장의 푸드뱅크 사업장에도 그대로 다가왔다. 개인의 기부는 줄어들고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임을 토로하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랐다.

도내 한 푸드마켓 관계자는 "전체적인 기부양은 확실히 줄어 작년에 비해 20% 가량 감소한 것 같다"며 "과거엔 개인이 기부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개인이 기부하는 사례가 줄었고,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시민들이 푸드뱅크 사업과 기부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