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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성남시 대장지구 ‘판교 디오르나인’ 신축 공사현장 붕괴사고 모습.2023.12.7/독자제공

“다니는 사람도 많은데, 같은 현장에서 몇 번째 사고인지요.”


A(30대·여)씨는 아찔했던 사고 장면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7일 오후 2시25분께 성남시 대장지구 ‘판교 디오르나인’ 신축 공사현장 인근 버스정류장 옆으로 7개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지나가던 때다. A씨는 “갑자기 ‘쾅’하는 소리에 놀라서 주변을 보니 인도와 차도를 가릴 것 없이 철근이 나뒹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불과 5m가량 거리에 떨어지는 철골 구조물들을 보곤 진정되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예민한 아이는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고 다음 날 새벽까지 경기를 일으켰다. 그러나 그보다 더 분개했던 것은 이번 사고가 처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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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성남시 대장지구 ‘판교디오르나인’ 신축 공사현장 인근 컨테이너 화재사고 모습.2023.7.4/독자제공


실제 지난달 초에도 해당 공사 부품 일부가 버스정류장으로 떨어져 천장 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고, 그 당시에도 A씨는 현장에 있었다. 지난 7월에는 현장 컨테이너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근 오피스텔에 화재 경보가 울리기도 했다. A씨는 “이렇게 위험한 사고가 반복되는데 인명피해가 없어서인지 조치를 제대로 안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처럼 수개월 동안 안전사고가 반복되자 A씨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은 지난 사고 직후 공사 중지된 뒤 점검이 진행됐고, 일주일 만인 지난 13일 공사가 재개됐다.


시와 고용노동부 등은 공사현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안전 관련 법령 위반 사실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추가 안전통로를 확보하고 낙하물 방호 조치를 강화하는 등 당장 가능한 점검과 조치는 마친 상태”라며 “반복된 사고로 시민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서 시 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시공사 안강건설 관계자는 “붕괴가 발생한 건물 일부는 법령 기준에는 부합하게 설치된 것으로 확인했으나 일부 약할 수 있던 구조에 대해서는 보강조치를 마쳤고, 더 문제가 없는지 외부전문기관에 검토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노동부 등 점검에 응할 예정으로, 주민들 우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드리면서 사과나 보상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안내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