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두고 168명 중 117명 ‘반대’

원칙과상식 연서명은 ‘짓누름’...‘반성없는 통합 반발만 불러’

‘대한민국 생존전략’ 강연하는 이낙연 전 총리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3.12.11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추진을 반대하는 연서명이 18일 117명으로 마감됐다. 한편에선 연서명을 비판하며 이재명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으로 당내 갈등이 분출하는 상황에서 김부겸 전 총리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 통합행보를 촉구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혁신을 전제로 한 통합’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18일 경인일보 취재에 따르면 강득구·강준현·이소영 의원 등이 주도한 이 전 대표 탈당 및 신당 창당 반대 연서명은 이날 오후 117명으로 마감했다. 이들은 연서명에서 “이 전 대표가 있을 곳은 이 전 대표를 키워준 민주당”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19일 서면으로 117명의 의사를 전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활동을 마감할 예정이다.

연서명에 동참한 의원들은 계파·선수 등을 넘나들었다. 서명에 동참한 한 재선 의원은 경인일보에 “당에서 맡고 있는 일들이 있어서 빠지려고 했는데, 내용이 당의 통합을 바라는 점에서 참여해도 되겠다 생각해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날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헛된 정치적 욕망으로 자신의 역사와 민주당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선후배, 동지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낙연 신당에 대한 연서명에 대해 조응천(남양주갑)·이원욱(화성을)·윤영찬(성남중원)·김종민 의원은 이날 ‘원칙과상식’의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의원들이 하나가 돼 한 사람의 목소리를 짓누르기에 여념없는 모습”이라며 “착잡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왜 모태민주당원임을 자랑스러웠던 이 전 총리(대표)가 신당까지 결심하게 됐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예의”라며 “반성이 없는 통합요구가 당을 더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칙과상식은 “당의 분열을 막고 총선 승리를 원한다면 당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선당후사를 결단해달라”고 요구했다.

‘길위의 김대중’ 시사회에 나란히 입장하는 이재명-김부겸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가 18일 용산CGV에서 열린 ‘길위의 김대중’ 시사회에 나란히 입장하고 있다. 2023.12.18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길위의 김대중’ 시사회서 이낙연 “이재명 접촉 없다”

김부겸 “이재명, 이낙연 포용해야”

이재명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이런 상황에 당 지도부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을 이루기 위해 이낙연 전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간 회동 추진 여부에 대해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추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의 김대중’ 시사회에서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 측의 연락은)직접이건 간접이건 없다”며 “현재까지 만날 계획 없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며 화합을 바란데 대해서도 “혁신을 통한 단합을 바라고 있고 아직까지 혁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에 앞서 이재명 대표와 나란히 등장한 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당을 위해 더 큰 행보를 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고, ‘더 큰 행보’가 이낙연 전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묻는 질문에 “당연히 그런 의미”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 우리의 당면 과제는 민주주의와 민생경제 후퇴를 막는 것”이라며 “백짓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총론을 밝혔으나, 시사회 후 기자들이 현안에 대해 묻자 묵묵부답으로 영화관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