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5차 공판서 증언

"사례회의 참석 3명 공통 의견"
교사측 '5분 편집본' 문제 삼아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자폐성 장애 자녀를 아동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당시 정서적 아동학대 판정을 내렸던 지자체 공무원이 18일 법정에서 "(A씨가) 자신의 감정조절이 안 된 부분을 인정했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열린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용인시청 공무원 B씨는 "경기남부경찰청 조사에 신뢰관계인으로 참석했는데 (A씨가) 고의는 아니었지만 아이가 힘들어할 만한 얘기를 했다는 진술 내용이 기억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B씨는 본인을 포함한 담당 공무원 3명이 참석한 아동학대 사례 회의를 통해 공통의견으로 정서적 아동학대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동학대 사례 회의 결과 (A씨의) 언행이나 말투, 강압적인 분위기 등을 근거로 아이 정서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면서 "아동의 문제행동 요인보다는 어른들(부모들) 갈등 요소가 간접적으로 아이를 통해 드러난 부분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B씨는 A씨 측 변호인이 "사례 회의에서 (문제 상황 음성이 담긴) 녹취록 4시간 분량을 전부 들었냐"고 질의했을 때 "4시간 전부 들은 건 아니고 문제 내용이 녹음된 5분 분량 편집본 음성을 듣고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날 검찰과 A씨 측 변호인은 증거 채택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A씨 측은 검찰이 증거 신청한 주씨 자녀 '웩슬러 지능검사' 결과지에 대해 "검사자 이름이나 검사기관이 어딘지, 어떤 전문가인지 알 수 없고, 검사가 사건 발생 시점 이후에 이뤄져 취지가 의심된다"며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검찰 측은 자료를 보강해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9월 수업 중 주씨 자녀에게 "진짜 밉상이다.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냐",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 죽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 변호인은 일부 발언이 혼잣말이거나 훈육 목적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월 15일로 예정됐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