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밝히는 송영길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1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구속되면서, 이번 사건이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인천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돈 봉투 사건을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송 전 대표 구속과 관련해, 민주당은 “이미 탈당한 인물”이라며 ‘선 긋기’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인천이 썩은 정치의 온상”이 됐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후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인적·물적 증거에 관해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미 탈당해 민주당과 결별” VS “인천 민주당 정치인 다수 연루”

민주당 인천시당은 송 전 대표의 구속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이미 탈당한 상태인 데다, ‘신당 창당설’까지 거론된 만큼 민주당과 거리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탈당함으로써 민주당과 사실상 결별했고, 신당을 창당하거나 무소속으로 정계에 복귀하려는 상황이었다”며 “송 전 대표의 구속만으로는 민주당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순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돈 봉투 의혹을 선거에 십분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인천에서 돈 봉투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된 민주당 출신 현역 의원은 윤관석(무·남동구을) 의원을 포함해 모두 3명이다. 이상이 국민의힘 인천시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계양 5선과 인천시장까지 지낸 송 전 대표를 비롯해 인천에서 활동하는 민주당 (출신) 정치인이 다수 연루돼 있다”며 “인천 민주당이 썩은 정치의 온상이 되어 가고 있어 전국적 망신이 따로 없다”고 했다.

검찰 공세 거세질 듯 … ‘검찰권력 남용’ 여론

검찰 수사는 그 방향에 따라 총선 국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게 꼭 국민의힘 쪽에 유리하게만 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 중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이도 있다. 지역 정가 또 다른 관계자는 “총선 스케줄이 다가올수록 (줄소환 등) 검찰 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추가로 뭔가가 나온다면 민주당은 어려워지는 거고, 반대로 검찰권력 남용으로 비춰진다면 여론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