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센터서 버스가 보행자 덮쳐
1명 사망·17명 부상… 경위 조사
기사 "잔돈 확인하다 실수"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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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수원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다수의 시민을 치어 사망자 1명과 부상자 17명이 발생,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3.12.2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8명 사상자를 낸 수원역 버스환승센터 사망사고는 버스기사가 정차 상태에 운전석을 비운 순간 버스가 전방 주행을 시작하고, 버스기사가 이를 미처 제어하지 못하며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버스기사는 경찰에 "(운전석에)다시 앉았는데, 브레이크 아닌 액셀을 밟은 것 같다"고 진술했으며 폐쇄회로(CC)TV에도 사고버스가 보행자를 치고도 오히려 속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 경인일보가 단독 입수한 사고장면 CCTV를 보면 이날 오후 1시26분께 사고버스(30-1번 시내버스)는 수원역 환승센터 한 승강장에 정차해 승객들을 태운 뒤 출입문을 닫았다.

그 순간 3m가량 앞 횡단보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며 15명 이상 보행자들이 건너기 시작했는데, 사고버스가 전진하기 시작해 보행자를 충돌한 뒤에도 속도를 높여 승강장 표지판과 철제 보행신호기까지 들이받고 나서야 멈춰섰다.

 

수원역 버스사고 (15)
수원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시민들을 다수 친 사고로 사망자 1명과 부상자 17명이 발생한 22일 오후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3.12.2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 사고로 버스에 깔렸던 70대 여성 1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은 중상, 15명이 경상을 입었다.

버스기사는 승객 탑승을 도우려 잠시 운전석을 떠났다가 돌아온 순간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으며 사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

50대 기사 A씨는 경찰에서 "승객이 현금을 냈는데 거스름돈이 안 나와 확인하느라 자리를 뗐었다"며 "그러고 다시 (운전석에)앉으면서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밟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A씨가 운전석을 비운 사이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해 황급히 돌아와 제어하려던 순간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경찰도 이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평소 사고버스와 같은 전기버스를 운행하는 한 버스기사 B씨는 "그 버스는 드라이브(D) 상태에 기어를 놓더라도 차 문이 열리면 움직이지 않는다"며 "그런데 문이 닫히면 다시 움직인다. 그때 사고가 나지 않았나 싶다"고 이번 사고 상황을 추측했다.

A씨도 이번 사고로 인해 물리적 부상은 물론 정신적 충격까지 받아 병원 치료를 받았다. 그는 의도치 않은 사고 탓에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당시 A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다.

수원서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A씨를 입건했으며 목격자 진술과 사고장면 CCTV 등을 통해 더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준석·조수현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