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디스플레이 등 수요 늘어
문화취미용품 카드액 16.3% 감소

반도체 감산 효과가 나타나면서 지난달 경기도 수출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12월18일자 12면 보도='반도체 회복' 11월 경기도 수출 127억불 '올 최대') 올 4분기 경기도 경제는 전 분기와 비슷한 상황이다. 수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고물가·고금리 상황으로 민간 소비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26일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간한 '경기도 지역경제보고서 2023년 12월호'에 따르면 올 4분기 경기지역 경제 상황은 지난 3분기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IT분야와 자동차가 견인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고사양 IT 제품 수요가 늘면서, 지난달 수출 물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올해 경기도 수출 효자 품목으로 올라선 자동차 수출은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및 SUV 차량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이번 분기에도 증가했다. 수출은 내년 1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와 디스플레이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이 중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신제품 OLED 패널 등 중소형 패널의 수요가 늘고, 자동차 OLED 시장 진출 영향으로 생산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을 위한 공급 업체들의 감산 영향으로 생산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대면 외부 활동이 늘고 평년보다 기온이 올랐음에도 여전히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올 가을(지난 9~11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도 높은 영상 15.1도를 기록한 반면, 지난 10~11월 기준 경기지역 거주자의 신용카드(NH농협·신한·하나카드) 결제액 중 문화취미용품 카드사용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3%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내년 1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와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의 영향은 크지만 회복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권동휘 한은 경기본부 경제조사팀장은 "내년 1분기엔 반도체 경기 반등에 힘입어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도 경제가 전 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내구재나 비내구재 품목에서 소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가계 상황이 예상했던 것보다 좀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