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탄절의 비극' 이어 아찔
"16층서 조리기구 켜고 잠들어"
"남의 일인 줄만 알았는데…."
27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주민 주모(43)씨는 이날 자신이 사는 동 16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관리사무소 방송을 듣고 급히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는 "방송을 듣자마자 나와보니 고층에서 불길이 솟구쳤고, 뒤이어 연기를 마신 주민이 구조됐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짚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수원 영통구 매탄동의 한 20층짜리 아파트 16층에서 불이 났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은 화재 발생 17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고, 오후 2시20분께 불을 모두 껐다. 이 불로 인해 16층 거주자 A씨가 연기를 들이마신 것 외에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5일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로 2명이 숨지는 등 잇따르는 겨울철 화재 소식을 접했던 주민들은 이날 불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두 아이와 함께 집에 있던 주민 오모(39)씨는 "옆집에서 다급하게 문을 두드려서 화재가 난 줄 알았다. 출근을 하지 않아서 망정이지, 집에 아이들만 있었다면 정말 큰일이 났을 것"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 등은 "오전 10시께 에어프라이어를 작동시켜 놓고 잠이 들었는데 불이 났다"는 16층 세대 주민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조수현·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