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쏟아져 바닥 곰팡이까지 생겨나

계절마다 반복‥ 총 20여가구 피해

열에 약한 플라스틱 온수분배기 원인

GS “문제가 밝혀지면 책임을 질 예정”

동탄 누수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동탄 레이크자이 더테라스’에서 물이 새는 모습. /입주자대표협의회 제공

지난달 12일 이틀 만에 집에 들어간 김모(52)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천장에서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었고, 거실 바닥에는 바가지 떠다닐 정도로 물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집에 들어갔는데 대중목욕탕 사우나처럼 습기와 연기가 자욱했다. 벽이며 천장이며 모든 곳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3일에 걸쳐 물을 다 퍼내자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젖었다 마른 가구가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틈 사이로 노란색 곰팡이가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태를 책임지거나 사과하는 사람은 없었다.

28일 동탄 레이크자이 더테라스 입주자대표협의회 등에 따르면 화성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동탄 레이크자이 더테라스에서 지속적으로 천장에서 물이 새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곳은 지하 1층, 지상 4층, 27개동, 총 483가구 규모로 지어졌으며 GS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철근을 누락한 사실이 드러나며 ‘순살 아파트’ 꼬리표가 붙었다.

입주민들은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는 일이 계절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주자대표협의회의가 현재까지 확인한 곳만 20여가구에 달하고, 올 겨울에만 3가구 천장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자 입주민들은 문제가 반복되는 만큼 시공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입주자대표 A씨는 “당시 누수를 확인하러 왔던 관리업체 직원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온수분배기가 깨지면서 누수가 발생한 것 같은데, 분배기를 플라스틱으로 만들면 4, 5년 후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었다”며 “한 집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인 만큼 시공단계에서부터 부실시공이 있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보통 온수분배기는 변형이 거의 없는 철 제품을 사용한다.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굳는 경화현상이 나타나서 겨울철에는 파손의 위험이 높아진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저렴한 자제를 사용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시공사의 담보책임기간이 지나서 일차적으로는 관리하는 주체에 책임이 있다. 시공상의 문제가 있었다면 하자보수기간에 처리했을 것”이라면서도 “(누수 관련)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 임대관리사와 협의해 입주민 분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