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년부터 호출기능 포함 방침

수원·용인·김포·구리 “논의 없었다”

민간앱 이어 공공앱 경쟁마저 불가피

똑타 앱 캡처
경기도가 내년부터 통합교통플랫폼 ‘똑타’에 택시 호출 기능을 포함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같은 기능의 공공 택시앱을 운영 중인 지자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똑타 앱 캡처

경기도가 내년부터 통합교통플랫폼 ‘똑타’ 애플리케이션(앱)에 택시 호출 기능을 포함한다는 방침을 발표(12월26일자 2면 보도=‘똑타’ 내년엔 공유자전거·택시까지 예약한다)하자 같은 기능의 공공 택시앱을 운영 중인 지자체들은 일방적인 통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택시 호출 시장을 독점한 카카오T 등 민간앱에 밀려온 신세인데, 졸지에 기능이 중복되는 공공앱끼리도 경쟁하게 된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들 지자체는 이미 자체 앱 이용 현황을 바탕으로 내년도 운영 예산까지 각각 수억원 규모로 편성한 상태다.

똑타는 스마트폰 앱으로 도내 대중교통수단의 호출과 예약, 결제 기능 등을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다. 도는 지난 25일 기존 수요응답형 버스, 개인형 이동장치(PM)에 이어 오는 1월3일부터 공유자전거와 택시 이용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내년부터 도내 전역에서 2만7천대 택시를 똑타 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런 도의 방침과 관련해 이미 자체 공공 택시앱을 운영 중인 지자체들과 사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 택시앱을 운영 중인 지자체는 수원시·용인시·김포시·구리시 등 4곳이다. 이들은 각각 2~7년 전부터 서비스를 출시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고, 누적 가입자 수는 총 53만여 명이다.

해당 지자체들은 도의 갑작스런 발표에 당황스러운 입장이다. 공공 택시앱들은 이미 시장을 독점한 민간 택시앱에 밀려 고전해 왔는데, 당장 내년 1월부터는 공공앱끼리의 경쟁마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4개 지자체 관계자들은 “언론 보도로 소식을 접했고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도와 얘기해봐야 겠지만 당장 이용객 분산 문제가 우려되기는 한다”고 했다.

실제 2015년 공공 택시앱을 출시했던 고양시는 이용률이 저조해 3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 운영 중인 지자체 4곳도 인구수 대비 가입률이 최대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이미 자체 앱 이용률을 바탕으로 내년도 시 예산까지 확보한 상태다. 지자체 4곳이 편성한 앱 운영 관련 예산은 모두 6억여 원이다.

이 때문에 차라리 공공 택시앱을 일원화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지역민들의 혼선을 줄이는 차원에서 기능이 중복되는 공공앱들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하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실무 논의가 사전에 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기존 똑타 앱 이용자들에게 더 넓은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의 조치였기 때문에 시군과 사전 협의는 없었다”면서 “각 지역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시에서 운영하는 앱 기능들과 관련해 의견들을 듣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