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공능력 2위 업체 PF위기

협력사들 "대금 차질땐 연쇄 도산"
신협·새마을금고 "큰 문제 없어"
정부 '도미노 차단' 보호조치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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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발 위기론이 거세진 가운데 결국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PF발(發) 위기론이 거세진 가운데(12월28일자 1면 보도='134조' 위기의 PF… 뱅크런 우려·건설사 줄폐업 '시한폭탄') 결국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금융·건설업계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태영건설은 이날 오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금융권의 태영건설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4조5천800억원이다. 태영건설이 이달까지 갚아야 할 PF 채무는 3천956억원으로 알려졌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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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건설, 경기도 2위 업체인데…" 술렁이는 경기도 지역 건설업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소식이 알려지자 당장 지역 건설 시장이 술렁였다. 본점을 광명시에 두고 있는 태영건설은 경기도 건설사 중 시공능력평가 2위인 건설사다.

지난 9월 말 현재 PF 사업장은 전국 60곳, 진행 중인 공사는 140건이다. 경기도에서도 다수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용인8구역, 의왕오전나구역 재정비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괜찮은 건지 불안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도내에서 관급공사도 다수 맡고 있는 만큼 지자체들도 상황 파악에 나섰다. 태영건설이 참여하고 있는 군포역 복합개발사업과 관련, 군포시 관계자는 "정상적으로 현장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2025년 완공 예정인데, 좀 연기되면 2026년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동향을 파악하면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건설업계에서도 협력 업체들의 연쇄 도산 위기를 우려하는 등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주택뿐 아니라 관급공사도 많이 한다. 그만큼 관련된 협력사가 엄청 많다. 중소 종합건설사는 물론, 전문업체들이 적지 않다. 대금 지급 등에 차질이 빚어지면 연쇄적으로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일단 한숨 돌린 지역 금융계, 발 빠르게 진화 나선 정부


태영건설의 지난 3분기 공시 자료를 보면 태영건설은 신협중앙회(PF대출 397억원), 성남중앙새마을금고(PF대출·단기차입금 각각 167억원), 용인중앙새마을금고(단기차입금 359억원) 등 상호금융권에서도 PF 대출을 받았다. 정부에선 일단 과도한 불안 심리만 없으면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각 상호금융 기관에서도 과한 우려를 경계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두 지역 새마을금고의 대출과 관련해선 채권 보전 조치가 돼있어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 관련 사업장은 이자가 정상적으로 납입되고 있다. 중앙회의 경우엔 PF 대출 연체율이 0%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태영건설발 불안이 건설·금융권에 도미노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분양계약자와 협력업체(581개) 보호 조치 등을 즉각 가동해 과도한 불안을 차단하는 게 골자다.

태영건설에 대해선 PF 사업장 60곳(브릿지론 18개, 본 PF 단계 42개) 중 정상적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 등으로 처리한다. 분양 예정이거나 진행 중인 경우 계약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중점을 두고 대응한다. 태영건설이 현재 진행 중인 공사 140건은 공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윤혜경·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