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원장·요양보호사 딸, 꾸준히 학대
핸드폰·빗자루 수십번 때리고 코 꼬집어
항소심 “잘못 인정, 일부 피해자 가족 용서”
수원의 한 요양원 원장과 딸이 요양원 입소 노인들을 꾸준히 학대하거나 때려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다가 2심에서 모두 형량을 줄였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평수)는 특수폭행 및 노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요양보호사 A씨와 그의 어머니이자 요양원 원장인 60대 B씨에게 각각 내려졌던 1심을 파기하고, 형량이 줄인 2심 판결을 내렸다.
요양보호사이자 시설장을 맡았던 A씨는 1심(징역 1년 6월)보다 낮아진 1년 4개월을, B씨엔 기존에 선고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대신 1천만 원의 벌금형만 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시설은 치매·중풍 등 중증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거친 노인들을 위한 요양원으로, 피해자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방어할 능력이 없으며 피해를 당했더라도 제대로 호소할 수 있는 능력도 없는 경우가 많다”며 “A씨는 힘없는 노인들을 장기간 일상적으로 학대하고 구타했으며,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았으며, 초범인 점 등 모든 양형 요소를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는 감형 이유를 밝혔다.
B씨에 대해선 “피고인 범죄에 적용된 노인복지법 60조의 양벌규정은 벌금형만을 규정하고 있는데도 원심은 위 죄에 대해 징역형을 선택하고 나머지 죄와 경합범 가중을 해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했다”며 “(원심판결에) 법령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와 함께 징역형 대신 벌금형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21년 12월 27일 수원의 한 요양원에서 입소자인 80대 C씨가 용변을 본 기저귀를 손으로 잘게 찢어 바닥에 버린 것을 보고 화가 나 손과 휴대전화, 빗자루 등으로 그의 뒤통수 등 신체를 수회 때리는 등 총 24회에 걸쳐 피해자 7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도 같은 해 5월 17일 또 다른 80대 D씨가 소리 지른다는 이유로 그의 콧잔등을 손으로 꼬집는 등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