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미분양 아파트 '홍보성 보도' 봇물

용인서도 '사전 분양' 지적
지자체 "행정적으로 위반은 아냐"

전문가 "고금리 등 불안심리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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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내 한 미분양된 공공택지 전경. /경인일보DB

고금리 시대에 주택 청약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에 미분양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분양 시행사들이 관할기관의 분양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버젓이 분양 광고를 강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1일 경기도 내 일선 지자체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수원시의 한 아파트가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홍보성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평수와 분양 세대 수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 아파트의 시행사는 아직 관할기관으로부터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앞서 용인시 내 한 아파트 역시 분양 승인을 받기 한 달 전부터 수십여건에 달하는 홍보성 보도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지에 노출하면서 사전 분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한 한 분양 시행사 관계자는 "시공사인 A건설사가 아직 시로부터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건축 착공계를 제출하지 않아 분양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양 예정 광고 역시 시행사가 아닌 시공사 측에서 자료를 배포해 인터넷 등지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A건설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분양 승인 한두 달 전부터 분양 예정 관련 광고 자료가 나간다"며 "이번엔 해가 넘어가며 승인까지 기간이 길어 보이지만 분양은 예정대로 이달 중에 진행될 예정"이라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분양 승인도 받기 전 불명확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음에도 지자체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날짜가 적힌 분양 공시가 아니라 단순히 어느 시기 즈음에 분양을 한다는 홍보성 기사는 행정적으로 위반사항은 아니"라며 "보통 광고에 나온 내용은 사업 승인 단계에서 결정된 사안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고금리와 낮은 시세차익 등으로 얼어붙은 분양시장 탓에 사업자들의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지난달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 아파트를 분양한 업체는 총 215곳으로 이 중 67곳은 청약경쟁률이 0%대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지역은 이 중 14개 사업지가 해당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세종대학교 임재만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 시장이 굉장히 위축돼 있다 보니 하루라도 빨리 홍보하고 싶어 나타나는 사회현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