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테러를 당했다. 2일 오전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대화하던 도중 한 남성에게 왼쪽 목 부위를 공격당한 것이다. 이 대표는 사고 직후 구급차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은 뒤 헬기로 서울대병원에 이송됐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알려졌지만, 피습 부위가 워낙 민감해 경과를 지켜봐야 할 형편이다.
천인공노할 짓이다. 공당의 대표에 대한 백주 테러는 민주주의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대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으로 수사와 처벌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수사당국의 공식적인 진상 발표 때까지 여야 정치권은 억측과 추측을 절대 자제하고, 의연한 정국 운영에 힘을 모아 폭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날 정치일정을 취소하고 이 대표 위문의사를 밝혔듯이, 민주당도 오늘 예정된 비상의원총회에서 차분한 대응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정부의 총선 안전관리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총선을 앞둔 민심은 진영으로 나뉘어 격화된 상태다. 특히 이 대표와 한 위원장처럼 정치 팬덤이 강력한 인사들은 역설적으로 반대 진영의 표적이 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내부 분열로 진영 내의 적대감마저 높아졌다. 이성을 상실하거나 심신이 미약한 극소수의 과대망상이 폭력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총선 유세현장과 전국 선거구에서 폭력행위를 방지할 공권력을 적극 준비하고 가동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되면 22대 총선의 본질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세대교체와 혁신을 화두로 대한민국의 좌표를 새롭게 설정해야 할 총선이다. 우발적인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이를 양 진영의 극단주의자들이 정략적으로 해석하고 선동하면 선거 자체가 망가진다. 이 대표 피습 직후 팬덤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일각에서 음모론을 퍼트리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차제에 여야 지도부가 회동해 각 진영을 향해 비폭력, 비선동 선거를 호소하고 설득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 좋을 것이다. 모두 민주주의의 적이니 합의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에 앞서 이 대표가 속히 쾌유해 총선 정국에 복귀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피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한 치의 의혹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사설] 양극화된 민심, 총선 안전 대책 마련해야
입력 2024-01-02 20:51
수정 2024-01-0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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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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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진행중 2024-11-22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