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린더 블록 구멍' 동일 결함 지목
"터널·밀집지 사고 인명피해 우려"

'엔진 결함'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트럭버스코리아 덤프트럭의 화재 사고(2021년 8월17일자 1면 보도=엔진룸 불 탄 '만트럭', 제작결함 원인이었나)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운전기사 안전사고는 물론이고 방음터널이나 차량 밀집지역 등에서의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3일 만트럭버스코리아주식회사(이하 만트럭)와 일부 만트럭 덤프트럭 차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일 하루에만 경기 동두천과 강원 영월 인근지역에서 총 2건의 만트럭 덤프트럭 화재 사고가 있었다.
당일 오전 11시59분께 해당 덤프트럭(25.5t 규모) 운전자는 앞서 트럭 내 다른 문제로 정비센터를 찾았다가 정비사와 함께 동두천시 탑동동 한 고개를 향해 언덕 주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수석 아래에서 '펑'하는 소리가 났고, 운전자와 정비사가 차를 세우고 내려보니 조수석 하부 엔진룸 쪽에 불이 나고 있었던 것이다. 주변 바닥의 흙을 뭉쳐 화재 지점에 뿌려봤지만 이미 탑승석과 적재함으로 퍼져나가는 불길을 막을 순 없었다.
화재 원인은 지난해 5월 경기 광주에서 있었던 만트럭 덤프트럭 화재(2023년 7월28일자 5면 보도=만트럭 엔진룸 전소… 리콜 원인 '엔진 깨짐' 관련 주목) 때와 똑같이 지목됐다. 당시 원인은 '엔진 블록 천공에 기인한 화재'였는데 이번에도 같았다.
이번 화재와 관련한 소방당국의 조사보고서는 "화재는 엔진룸에서 발생했으며 실린더 블록에 구멍(천공)이 난 걸 관찰했고, 그로 인해 고온의 배기관 흡착 또는 기계적 파손에 따른 불꽃으로 인해 착화됐다"는 기계적 요인에 따른 화재로 추정했다.
이외에도 같은 날 강원 영월 일대에서 동일한 원인에 따른 만트럭 덤프트럭 엔진룸 화재가 발생했으며, 최근엔 지난해 12월23일 오전 5시께 평택에서의 갑작스러운 덤프트럭 화재에 운전기사가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엔진 결함'이 불러온 화재 사례가 지난 2021년 1건(7월 전남 순천)에 이어 2023년 한 해에만 3건(5월 경기 광주, 10월 동두천·강원 영월)으로 늘어난 것이다. 최근 평택 사례는 엔진룸이 아닌 대시보드에서 불이 시작된 걸로 알려졌다.
한 만트럭 차주는 "덤프에 불이 나면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져 일단 운전기사는 차를 버리고 도망갈 수밖에 없다"며 "다만 화재 장소가 방음터널이나 주거밀집지 같은 장소일 경우 대형화재 확산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만트럭 관계자는 "최근 평택 사례는 엔진이 아닌 다른 원인의 화재로 파악 중이며, 그외 사례들은 보다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사고 차주들과는 원만만 협의를 이어나가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