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예년보다 기부행렬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연말연시에 진행하는 모금활동인 '사랑의 온도탑'도 인천지역에선 예년보단 그 온도가 더디게 오르고 있다. 모금활동은 1월 말까지 이어지지만 걱정이 많다. 대부분 모금활동은 연말에 몰리는 경우가 많은데 재작년과 비교하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까지 기획기사 '전세사기 피해자를 돕는 사람들' 10명을 찾아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서 전세사기를 당하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군분투하고 있는 피해자를 돕는 사람을 주목했다. 연말연시 지역사회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이끌고자 하는 의도였다.
예상은 했지만 섭외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그동안 취재로 연이 닿았던 피해자들에게 연락했지만 그나마 피해자들끼리 서로를 돕고 있다는 답변이 주를 이루었다.
그럼에도 10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이어오면서 피해자들만 알고 있던 소소한 미담을 전해 듣고는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저 먼 타지역에 사는 누군가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위로가 담긴 편지와 물건을 보냈다. 또 누군가는 자신도 전세사기 피해를 입어 힘든 상황에서도 일을 끝마치고 돌아와 밤새 이웃을 위해 현수막을 제작했다.
이 사연이 지역사회 곳곳에 닿았을지는 모르겠다. 처음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하며 기대했던, 도움의 손길이 줄을 잇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최근엔 그들을 돕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논의도 여야 합의를 하지 못해 돌아오는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추운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새해에는 이웃의 마음을 녹이는 도움의 손길이 곳곳에서 이어지길 바라본다.
/백효은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