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점 한달 간 2천벌 작업
"요청 없어도 찢어진 곳 등 수선"
시흥서도 운영… 연내 파주 개소
일부 시설 미흡… 道 "보완 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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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안에 자리 잡은 안산시 블루밍세탁소에서 직원이 세탁이 끝난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정리하고 있다. 2024.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작업복이지만 신사복처럼 해주고 싶어요."

지난 5일 오전 10시께 찾은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안에 자리 잡은 안산시 블루밍세탁소.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는 쉬지 않고 돌고 있었다. 3명의 직원들은 세탁이 끝난 작업복을 꺼내 건조기로 옮기고 있었다. 만만치 않은 양의 작업복이 물까지 먹어 상당한 무게였지만 그들은 신중히 바구니에 작업복을 담았다.

세탁소 직원들은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세탁하고 수선한다는 것에 뿌듯함과 자부심을 가졌다. 심순옥(62)씨는 "높은 비용 때문에 작업복 세탁을 맡기지 못하는 업체들이 많이 들어온다"며 "깨끗한 작업복을 받아 감사하다고 전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나 뿌듯하다"고 했다.

한 달에 평균 2천벌 가량의 작업복을 세탁하면서 허투루 한 적은 없었다. 치열한 노동의 현장에서 입어 많은 쇳가루와 기름이 튄 작업복이지만 깔끔한 신사복처럼 세탁하고 싶은 게 이들의 마음이다. 안산시 블루밍세탁소 이영식 소장은 "작업복이지만 신사복처럼 해주고 싶다"며 "요청이 없어도 찢어지거나 단추가 없는 옷이 있으면 수선까지 하고 있고, 언제나 정성을 다한다"고 말했다.

시흥시 블루밍세탁소에서 만난 이들은 더러웠던 작업복이 깨끗하게 됐을 때 즐거워 했다. 60대 최모씨는 "작업복을 깨끗하게 세탁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다"며 "더 많은 업체들이 시흥시 블루밍세탁소를 알아서 작업복 세탁을 많이 맡겼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 블루밍세탁소(사회부) (18)
지난 5일 오전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안에 자리 잡은 안산시 블루밍세탁소에서 직원이 세탁이 끝난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정리하고 있다. 2024.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경기도에서 수도권 최초로 개소한 작업복 세탁소인 블루밍세탁소는 작업복 세탁을 맡기기 어려운 산업단지 내 50인 미만 사업장과 영세업체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저렴한 비용에 세탁과 수선 등을 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안산과 시흥 두 곳에서 문을 연 상태다. 도는 올해 내로 파주시 블루밍세탁소 개소를 계획하고 있다.

작업복은 쇳가루와 기름 등의 유해물질이 묻어있어 가정내 세탁기로 세탁할 시 다른 옷에 2차 오염이 될 가능성이 있고, 일반 세탁소에서도 높은 세탁 난이도 때문에 작업복 세탁을 기피한다.

다만 블루밍세탁소 시설은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안산시 블루밍세탁소 사무실과 휴게실은 천장이 뚫려 있어 세탁기와 건조기가 돌아가는 소음이 벽을 넘어와 대화가 어려웠다. 세탁기 배출수가 모이는 폐수통엔 물이 빠지는 관이 통 측면에 연결돼 관의 높이에 닿지 못하는 폐수는 작업복에서 배출된 쇳가루와 기름 등이 섞인 채 고여있었다. 이외에도 한 달에 2천벌 이상의 작업복을 다루지만 수선기와 다리미는 각각 한 대 뿐이었다.

이에 도 관계자는 "블루밍세탁소가 개소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해야 할 시설이 많을 것이다"며 "매월 관계자 회의를 하고 있다. 블루밍세탁소를 운영하는 시와 소통하며 운영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