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 기인… 5.16 체제 비유
“이재명·윤석열 모두 실패” 비판
제3지대 세력과 연대 가능성 시사
‘탈당 유력’ 윤영찬 의원 결국 잔류
‘원칙과상식’의 조응천(남양주갑) 이원욱(화성을) 김종민 의원 등 현역의원 3명이 1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 내에서 통합비대위를 요구하며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 심판이 어렵다고 주장해온 이들은 앞으로 신당창당 계획을 별도로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원칙과상식의 조응천 이원욱 김종민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우리는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A4 4장의 긴 ‘탈당의 변’에서 정치적 유불리나 이재명 정치와의 대립이 목표가 아니라고 세간의 의혹에 선을 그었다.
이어 “이 비정상적인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는 양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비정상적 정치’은 승자독식 정치에 기인한다고 지적하고, 승자독식은 군주정·독재정·제국주의의 규칙으로 ‘5·16체제’라고 비유했다.
백브리핑에서 김종민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이후 국가주도의 중앙집권적 성과위주 방식으로 정치 경제 사회를 이끌어 왔다. 이에 산업화 민주화 국가주도의 정보화가 이뤄졌다”라며 “하지만 사회가 바뀌어 그 방식으로는 다양한 민심과 세계적 변화를 담아낼 수 없는데, 아직도 국가 주도 중앙집권적 승자독식 각자도생 방식이다. 이를 깨고 새로운 사회계약을 만들지 않으면 글로벌 변화를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22년 대선에서 국민은 여의도 정치에 물들지 않은 두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뽑았으나 윤석열 정치도, 이재명 정치도 실패했다”며 “외려 지난 2년간 우리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승자독식 기득권 정치를 지켜보고 있다”고 비평했다.
의원들은 탈당 후 신당창당 계획을 조만간 밝히겠다면서 빅텐트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들은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대연합, 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며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도 “기득권 정치 타파를 결단한 세력과 앞으로 함께 하겠다는 것을 확정했다. 새로운 정치로 뜻이 같으면 같이하는 것이고 열어놓고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 갈 지는 대화하면서 알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국민 보시는 앞에서 정책비전과 가치를 공개적으로 토론하며 썸을 타는 과정이 필요하다. 싱크로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당과 동시에 제3지대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는 방향이 세워져 있지는 않고, 원칙과상식 플랫폼에서 공개 토론과 논의를 통해 뜻이 같다면 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원욱 의원은 “양당에 몸담은 의원들조차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하다”고 짚고 “국민의힘 개별 의원, 이준석 신당, 정의당까지 폭 넓게 문을 열어 놓고 대화하겠다. (이들과도)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원칙과상식의 윤영찬(성남중원) 의원은 탈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원칙과상식 탈당 기자회견보다 40분가량 앞서 페이스북에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며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썼다.
윤 의원은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면서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 그래서 누구나 다 다시 합쳐질 수 있는 원칙과 상식의 광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윤 의원의 잔류 결정에 대해 세 의원은 “전날까지 고민했던 걸 알고 있다”면서 “결정은 이날 아침에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4인의 공동행동을 밝혀왔던 이원욱 의원은 “수차례 만나 항상 공동행동하자 했는데, (잔류 결정보고) 당혹스럽고 안타까웠다. 그러나 윤 의원이 잔류한다 하더라도 양극단을 극복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