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당시 신분 악용… 檢 10년 구형
변호인 "피해자 다수 합의, 선처를"

신뢰를 얻으려 당시 현직이던 경찰관 신분까지 악용했던 3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원심 당시와 같은 징역 10년을 내려줄 것을 항소심 재판부에 요구했다.

10일 수원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차웅) 심리로 열린 30대 A씨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현직 경찰이던 A씨는 사건 직후 파면된 상태다.

지난해 9월 21일 1심 선고에 앞서서도 징역 10년형이 요구됐지만 당시 재판부는 "현직 경찰 신분을 악용해 피해 여성의 신뢰를 얻어 대담하게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 발각 후에도 증거인멸 교사로 나아간 점을 보면 가벌성이 매우 크다"면서도 징역 3년형을 내렸었다.

이에 검찰은 이날 "피고인이 다수 피해자와 성관계하며 불법 촬영한 것으로 그 사실 자체로 매우 중한데, (당시)피고인은 경찰관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며 "수사가 진행되자 연인을 통해 증거인멸까지 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원심 양형이 매우 부당하다"는 이유와 함께 더욱 중한 양형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원심과 당심에 이르러 신원이 확인되는 다수의 피해자와 합의하고 용서받았다. 여전히 합의 보지 못한 한 분이 있어 그 마음이 더 무겁다"며 "용서만으로 범죄행위가 감해지지 않지만, 피해자들이 마음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재판부의 선처를 구했다.

한편 당시 경기남부경찰청 소속이었던 A씨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20∼30대 여성 26명의 신체를 휴대전화 또는 보조배터리 형태의 촬영 기기로 28회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상습 촬영하고, 관련 영상물 17건을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4월 경찰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불법 촬영물을 저장해놨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버리도록 당시 여자친구 B씨에게 부탁한 혐의도 있다. 이 사건 항소심 선고 기일은 오는 2월 7일이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