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등 대체보양식 업종변경 나서
'수원 통닭거리'처럼 특성화 추진
'소비층 제한' 일부 회의적 시각도
농식품부 "전업 지원 등 논의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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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육견업 종사자들의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사자들은 흑염소, 붕어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경인일보DB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육견업 종사자들의 반발(1월10일자 2면 보도=도축의 세월… 견(犬)뎌낸 보람이 있네)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종사자들은 흑염소, 붕어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이들은 기존 육견 수요층을 다른 보양식으로 대체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며 당국의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란전통시장 상인회는 기존 모란시장 내 육견 판매 구역을 '흑염소 거리'나 '보양식 거리' 등으로 명칭을 바꿔 특성에 맞는 사업구역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김용복(69) 모란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육견 사업이 저물어가는 것은 여기 상인회 사람들도 모두 다 알고 있다"며 "육견 이상으로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음식이 흑염소다. 이 부분을 특성화해서 시장을 더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계획에 대부분의 상인들 역시 공감하고 있다. 건강원을 운영하며 5년 전부터는 보양식 식당도 함께 운영하는 상인 김모(58)씨는 "최근에 상인회에서 전국에 있는 특성화 거리 성공 사례를 보러 다녔다"면서 "인천 물텀벙이 거리, 수원 통닭 거리 같이 우리도 특화된 테마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에 육견 수요층이 흑염소 등 대체 식품으로 옮겨가는 것에는 회의적인 입장도 존재한다. 30년 넘게 육견과 흑염소 요리를 같이 판매해온 식당 주인 이모(68·여)씨는 "보신탕(육견)을 찾는 손님과 염소탕을 찾는 손님은 아예 다르다"며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흑염소 요리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께 모란시장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염소탕을 찾는 이유로 보신탕의 대체 식품을 꼽는 사람은 없었다.

육견업 종사자들은 이번 법안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 보전을 위해서는 당국의 대체 식품 홍보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상인은 "하루에 염소탕을 10인분 팔면 보신탕은 1~2인분밖에 못 판다"며 "어차피 팔지 못하는 보신탕은 그냥 손해라고 감수하고 대신 염소탕의 매상을 올려 이를 메꾸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6년 전 모란시장 내 육견 도축장을 없애는 조건으로 시장 환경정비 등 지원이 이루어졌는데 이번에도 대체 식품을 홍보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육견업 종사자들의 전업을 도와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의 정착을 위해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6개월 이내 관련업 종사자들의 전업 이행계획을 받고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논의하겠다"면서 "사회적 요구로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국가가 지원책을 같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