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윤석열' 등식깨는 '분명한 선긋기'
말보다 행동·새로움의 미래에 기대 '열광'
尹 자주 언급 '카르텔' 공천에 대입 어떨까
잡음많던 경기정치권 부정 계산서 청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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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종 서울취재본부장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도 국회에서 여러 번 '대련'(?)을 해봤기에 적잖이 신경 쓰이는 모습이고, 한 위원장은 짧은 시간이지만 여야를 통틀어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불세출 이미지로 급부상하는 느낌이다.

1973년생,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을 거친 그의 이력은 86세대들이 수십 년간 지켜온 기라성을 뛰어넘을 정도로 생소하다.

깔끔한 외모에 스마트하고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로 대전과 대구, 경기와 강원, 부산·경남에서 보인 셀카 투혼에 노쇠하고 나약한 보수도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우파 사회에선 낡고 부패한 운동권 진보 세력을 밀어낼 절호의 기회라며 기세가 등등하다.

그렇다면 '한동훈 비대위'가 총선 특효약이 될 수 있을까. 찬반은 크게 갈린다. 뛰어난 개인기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기류에는 '한동훈=윤석열'이라는 등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걸 깨기 위해선 먼저 당대(국민의힘과 대통령실) 관계에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한 위원장이 내놓은 언어(?)는 그동안의 '여의도 사투리'와는 사뭇 달랐다. 그래서 기대를 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은 듯하다.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릴까 누구도 말하지 못했던 '특별감찰관' 도입을 얘기했고, '제2부속실 문제'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한 바 있다. 이참에 '신년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주문할 수 있어야 하고, 기존의 정치문화로 얼룩진 '공천 카르텔'을 깨겠다고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한 위원장의 화두인 말보다 행동이고, 국민들은 그걸 기대하고 있다. 요새 정치 현장에 구름인파가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동훈이 마냥 좋아서라기 보다, 검사 때 한동훈의 모습에, 장관 때 한동훈에 대한 기대에,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새로움에 대한 미래에 대한 한동훈을 연상하는 기대이고, 실천이기 때문이다.

그 실천의 시작은 당연히 정치개혁이다. 최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을 유도하고 금고형이 확정되면 재판 기간 세비를 반납하자는 제안은 시작에 불과하다. 진영 싸움에 이골이 난 국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선 끊임없는 쇄신책이 나와야 한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은 스스로 자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기적으로 개혁공천, 쇄신공천이다. 15일부터 후보 공모에 들어간다.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 다지고 또 다져야 한다.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카르텔' 청산을 공천에 대입하면 어떨까 싶다. 많은 분야에서 기득권과 카르텔을 깨자면서도 유독 정치권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 이념이 아닌 이익과 이해관계로, 동료시민 의식 보다는 권위주의 의식으로 끼리문화를 만들어온 보수 정치권의 그 카르텔이야 말로 청산 대상이다.

가뜩이나 윤석열 정부는 검사공천, 참모공천, 여사공천에 대한 두려움이 지배하고, 내리꽂기가 횡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정가에 파다하다. 공천에 대한 두려움이 강해서인지 역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더불어민주당 86세대 운동권을 겨냥한 듯 '카르텔 타파'를 다시 꺼내들었는데, 이제 내 눈의 티끌을 봐야 할 시점이다.

이 대목에서 경기지역 사정을 첨언하자면, 지난 지방선거 때부터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은 곳이 경기도정치권이었다. 서슬 퍼런 정권 초기에 권력으로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 소문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김건희 여사와 친하다며 '여사팔이'를 한 사람이 득세하며 그 호소인이 생겼고, '윤석열'의 이름으로 호가호위하며 목소리를 키웠던 대선캠프 출신 뜨내기 정치인들은 똬리를 틀고 앉았고, 거기에 편승한 호소인들이 활개를 치면서 지역 정치권은 패배의식에 빠지게 했다. 돈 공천 시비로 난장판이 됐으나 당의 지도부는 쉬쉬하며 지적질하는 사람만 '바보'가 된 의혹들은 차고 넘친다. 그 부정의 계산서를 청산하지 않고서야, 어디 성공했다 할 수 있을까. '한동훈의 힘'에 기대를 걸어본다.

/정의종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