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比 정부 지정비율 높지만
차별화된 정책 없어 보완 필요 지적
경찰 안심귀갓길·청년창업 포함도
"특화사업 발굴 예산 등 한계"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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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민의 안심 귀가를 위한 길거리 조명도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사업 중 하나다./연수구 제공

인천 10개 기초자치단체 중 8곳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돼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만 '양성평등 실현' '여성 역량 강화' 등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보다 '형식적 구색 맞추기'에 그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인천지역 여성친화도시는 10개 기초단체 중 강화군·옹진군을 제외한 8곳이다. 여성친화도시는 2009년 여성가족부가 지역정책 전반에 성인지적 관점을 적용하는 기초단체를 선정하고 사업 실적과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기초단체는 ▲성평등 정책 추진 기반 구축 ▲여성 경제사회 참여 확대 ▲지역사회 안전 증진 ▲가족친화 돌봄환경 조성 ▲여성 지역사회 활동 역량 강화 등을 5대 목표로 삼고 세부 사업을 이행해야 한다.

인천은 10개 군·구 중 8곳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돼 비슷한 규모의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여성친화도시 비율이 높은 편이다. 부산은 16개 기초단체 중 5곳(연제구·북구·수영구·금정구·사하구), 대구는 9개 군·구 중 3곳(수성구·달서구·달성군)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인천은 여성친화도시 비율은 높지만 눈에 띄는 차별화된 정책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 그 대표 사례로 '안심 귀갓길 범죄 예방사업'을 꼽을 수 있다. 치안 인프라가 부족한 우범 지역을 중심으로 '셉테드(CPTED·범죄예방 환경디자인)'를 적용하거나 가로등, 폐쇄회로(CC)TV 설치를 확충하는 내용이다.

인천 여성친화도시 대부분이 안심 귀갓길을 '여성친화도시 사업'으로 홍보하지만 이 사업은 여성친화도시가 아닌 강화군·옹진군도 시행하고 있다. 또 이 사업은 경찰 예산으로 시행되는 게 대부분이어서 기초단체 사업으로 보기도 힘들다.

'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을 여성친화도시 정책으로 포함한 기초단체도 있다. 성별 상관없이 청년을 대상으로 창업 공간을 제공하고 교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을 '여성친화도시' 정책에 포함한 것이다.

여성을 중심으로 지역 참여기구를 꾸리거나 여성 인력을 활용한 '안전 모니터링' '시설물 점검' 사업을 여러 기초단체가 운영하지만 연간 2~3차례 진행할 뿐, 이를 정례화하고 역량 강화 교육으로 확대한 곳은 드물다.

인천 각 기초단체 담당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내실을 다지려면 무엇보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실행 의지' '예산(국비·지방비) 확보' '사후 관리' 등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여성친화도시 사업을 담당하는 한 기초단체 관계자는 "사실상 기초단체가 벌이는 사업 대부분이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에 포함된다"며 "여성친화도시 지정만으로 특화 사업을 발굴하기에는 예산 문제 등 여건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인천시 예산 7400만원 불과… "여성 친화 인증 타이틀뿐, 국비 지원도 없어")

/박현주·조경욱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