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전 복역 기간 등 물어봐
형법 제72조상 20년 후 가능
마지막까지 심신미약 주장해
전자발찌 30년도 함께 구형
“무기징역 받고 가석방되려면 얼마나 복역해야 하나요? 저도 적용될 수 있죠?”
무차별적 ‘분당 흉기난동’ 사건으로 14명을 죽거나 다치게 하고도 심신미약에 따른 감경을 법정에서 요구하고 있는 최원종(23)이 앞서 자신을 수사한 담당 검사에게 질문한 내용이다.
18일 오후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강현구) 심리로 열린 최원종의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기소 전 최원종을 수사할 때 그가 했던 질문 내용들을 이처럼 설명했다.
검찰은 “담당 검사에게 재판 절차를 상세히 질의하고 무기징역의 경우 가석방을 위해 얼마나 복역해야 하는지, 본인에게도 적용되는지 묻는 등 형의 감형 방법을 궁금해 했다”며 “이후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감형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종이 이날까지 진행된 공개적인 재판 과정에선 지난해 8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개별적인 검찰 수사 과정에선 형을 감경할 방법을 물었다는 것이다.
형법(제72조)은 징역 또는 금고형을 받은 자의 행상이 양호해 개전의 정이 현저한 때, 무기에 있어서는 20년 경과 후 가석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과거 피고가 ‘피해자에게 사과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반성문을 내긴 했으나 여기엔 ‘구치소 한 달만 있었는데 너무 힘들고 괴롭다. 이런 생활 앞으로 몇십년 더 할것 생각하면 정신 무너지는 것 같고 고문받는 것 같다’고 적었고 이를 (유족이 아닌)언론사에 보냈다”며 “진지한 반성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원종 측은 지난 여러 차례 공판에 이어 이날 최후변론까지도 ‘심신미약에 따른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감경된 형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변호인은 이날 “2015년 정신과 진료와 2019년 조현성성격장애 진단 이후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았다”며 “이후 독립해 은둔생활 했는데 (온라인)프로그래밍 갤러리에 빠져있던 중 스토킹 집단이 자신을 감시한다는 망상에 빠지게 됐다”는 최원종의 범행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스토킹 집단이 자신을 죽일거란 공포감을 느끼게 돼 가스총과 사시미칼 등을 구입했다”며 “일반적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조현병을 앓던 피고 입장에서는 자기 과시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분당 흉기난동 사건으로부터 얼마 전 발생한 ‘신림역 흉기 사건’과 관련 변호인은 “그 사건을 모방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와 같이 자신도 살해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는 피고 측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최원종은 미리 준비한 한 장짜리 쪽지를 펴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 정말 죄송하다”며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고 교정시설에서 더 이상 피해 끼치지 않고 뉘우치며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최원종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과 함께 전자장치부착명령 30년을 구형했다. 선고 기일은 오는 2월 1일 오후 2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