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업체 사실상 수주 배제 강조
지난해 철근 누락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부실 시공 근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19일 건설 혁신 방안을 발표했는데, 시공 전반의 혁신을 강화하고 전관 예우에 따른 부실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지난 15일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지구 건설 현장과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있었던 검단 아파트를 찾았던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9일엔 5개 부문 44개 과제에 달하는 건설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화성 임대주택 건설 현장을 점검했다.
시공 과정의 혁신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고 품질 검수를 강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우선 시공 현장을 스마트화하기 위해 3차원 가상 공간에 설계, 시공에 필요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BIM 기반 통합 플랫폼을 2025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해 전국 건설현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도 마련한다. 이 같은 시스템에 반영하는 설계 도면·영상 기록 등은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탈 현장 공법인 PC 공법, 모듈러 공법 등도 확대 적용해 현장에서의 시공 오류 발생을 줄이겠다는 점도 포함했다.
현장 중심의 원스톱 품질 검수를 위해 본사엔 품질관리처, 각 지역본부엔 품질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품질 시험 점검 관리와 레미콘 등 주요 자재의 품질 시험, 공장 검수를 상시 수행하고 현장을 직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준공 검사도 비파괴 구조 검사·안전 점검 보고서를 교차 확인하고 기존엔 세 차례만 시행했던 정기 안전 점검을 다섯 차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철근 누락 사태와 더불어 수면 위로 떠오른 퇴직자 재취업 업체 특혜 의혹을 방지하기 위해 이른바 '전관' 업체는 용역 심사에서 최대 감점을 부과, 사실상 수주에서 배제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여기에 중대한 부실을 유발한 업체는 입찰에서 실격 처리하고 시공평가에서의 차등 배점을 통해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부연했다.
지난 19일 해당 방안의 충실한 이행을 당부한 이 사장은 화성 임대주택 건설현장에서 IoT CCTV를 살펴보는 한편 주요 공종인 철근 배근 시공 확인 과정의 영상 기록을 시연했다. 이 사장은 "국민 안전이라는 기본 가치 아래 부실 시공을 없애고 고품질 주택을 건설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