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이준석-이낙연-김종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2024.1.20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이 지난 20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대표에는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추대됐다.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 미래'도 곧 창당대회를 갖고 출범할 것으로 보이고, 이미 신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 등의 세력들이 향후 어떤 형태의 연대를 통하여 제3지대를 형성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대 거대 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깨겠다는 기치를 내건 신당들의 앞날은 결코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전직 대표를 지낸 두 정치인이 얼마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도 제3지대의 성공을 결정지을 수 있는 변수이고, '느슨한 연대'와 '화학적 결합'사이에서 어떠한 연합세력을 형성하느냐도 핵심 변수다. 개혁신당, 새로운 미래, 한국의 희망, 미래대연합, 새로운 선택 등 이름도 비슷한 각 정치세력들이 각각의 차이를 극복하고 양당제가 노정해 온 적대와 증오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면 합의제 민주주의의 단초를 열 수 있다. 반대로 연합 과정에서 당명과 지도체제, 공천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서 충돌하고 최대공약수에 합의하지 못하면 빅텐트는커녕 양당에 흡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현재의 한국 정당체제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극단적 대립이 문제해결 능력을 상실한 정당체제의 근본 원인이다. 중도층의 비율이 증가하고 많은 유권자들이 정치에 혐오를 느끼고 있는 현실은 제3지대의 정당이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공간과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제3세력에 대한 정치적 수요와 에너지를 신당의 연합세력이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는 오롯이 제3지대 세력들이 스스로를 내려놓고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개혁 정책을 내놓고 공천에서의 잡음을 없앨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나 양대 정당에 몸담고 있던 인사들이 구태한 정치문화를 탈피하고 새로운 정치를 구성할 수 있을지 낙관만 할 수 없다.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지도체제 구성과 각 정치세력의 연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공천 등의 문제를 여하히 해소해 나갈 수 있느냐다. 신당들의 앞날이 결코 순탄치는 않겠지만 총선의 판도를 바꾸고 유권자들에게 정치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갈 가능성 역시 과소평가할 수 없다. 제3지대가 성공할 때 적대와 증오의 정치를 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