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지 변혁… 경기 농촌에 큰 기회"
식량작물 재배 줄고 과실·채소 '성장'
공공급식사업 적극 참여·영농 지원체계
'도농 상생' 기금 조성·왕진버스 운행
경기도 농업의 중심은 여전히 쌀이지만 과일, 채소 등의 재배 면적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광주 퇴촌토마토, 양주 참새벽딸기, 화성 송산포도, 이천 장호원복숭아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매김한 것을 넘어 쌀 소비 축소와 맞물려 경기도 농업 지도도 차츰 바뀌는 모양새다.
지난 2022년 수박, 딸기 등을 일컫는 과채류의 경기도 재배 면적은 2천615㏊로 5년 전인 2017년(2천450㏊)과 비교했을 때 200㏊ 가까이 늘었다. 남부지방이 주산지인 수박 등의 재배 면적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2017년 96㏊에 불과했던 도내 수박 재배 면적은 5년 만인 2022년엔 294㏊로 늘었다. 딸기 재배 면적도 2017년엔 160㏊였지만 5년 뒤인 2022년엔 165㏊로 소폭 증가했다.
채소 재배 면적도 늘었는데 엽채류 재배 면적은 4천499㏊에서 4천988㏊로 확대됐다. 이 중 시금치 재배 면적은 1천420㏊에서 1천569㏊로 늘었다. 도내 벼 재배 면적이 2017년 7만8천483㏊에서 2022년 7만3천645㏊로 5천㏊ 가까이 줄어든 점과 비교된다.
경기도 농업을 총괄하는 농협중앙회 경기본부도 보다 다각적으로 각종 농촌 지원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상기후나 가축 전염병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증가하는 점도 관건이다. 지난해 봄엔 이상 저온으로 사과, 배 등의 생산량이 뚝 떨어졌고 축산농가는 국내 첫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장을 맡은 박옥래 본부 장의 어깨는 무겁다. 경기도의 지역별 특성이 다양해 어느 한 쪽에만 중점을 두기 어려운데다, 이러한 농업지도 변화로 지원책을 더욱 다변화해야 해서다.
박 본부장은 "경기농협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다양성"이라며 "도시와 농촌이 혼재해 발생하는 특성이 다른 시·도에 비해 뚜렷이 나타난다. 최근 식량 작물 재배는 줄어드는 반면 과실·채소 재배는 꾸준히 성장하는 등 변화하는 트렌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경기도만의 다양성, 변화하는 농업 상황이 경기도 농촌과 경기농협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박 본부장의 생각이다.
박 본부장은 "이를테면 경기도에서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을 경기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 제공하는 사업들은 이런 특성을 잘 살린 것이다. 새로운 판로 확대, 생산 유통 혁신을 통해 애호박, 배, 포도 등 경기도에서 생산되는 핵심 과일·채소 품목들과 관련한 연합사업을 추진하고 지역 농산물이 공급되는 공공급식사업에도 계속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령화되는 농민들을 종합 지원하고 이들이 달라지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농협의 농작업 대행 종합 영농지원체계 '농협 내일같이'를 활성화하고 NH 농기계 이동수리센터를 운영하는 데도 주력하겠다고 했다.
또 농협이 도내 도시·농촌간 상생을 이루는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도농 상생 기금을 조성하고 공동 사업을 통해 지역 농산물의 판매를 촉진하는 등 균형 발전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자본, 인력 등의 문제로 필요한 사업을 단독 수행할 수 없는 농촌 농협에 도시 농협이 자금을 투자하는 등 힘을 보태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일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며 "경기농협도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각 지자체와 협력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도내 농촌지역에 고령 농민 등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농촌 왕진버스 사업'을 실시하는 등 상생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생이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뿐 아니라 도시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박 본부장의 믿음이다.
박 본부장은 "농협은 스마트팜 도입을 희망하는 청년 농업인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령화되는 농촌엔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에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할 것이다. 도농 상생이 농촌은 물론, 도시에도 중요한 이유"라며 "경기농협도 경기도 농업의 밝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