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료계 빈부격차 가속화
경기도의료원 산하 6곳 年 100억 손실
팬데믹 이후 발길 끊기면서 실적 악화
민간상급병원 4곳 수익 크게 늘어 '대조'
1·2차 기관 폐업 늘어나며 '쏠림' 증가
코로나19라는 범국가적 보건의료 위기 속에서 경기도내 공공의료원은 100억원 이상의 손실에 내몰린 반면 민간 상급종합병원은 수백억원의 수익을 내는 등 의료시설 간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진료를 담당하는 1·2차 의료기관 폐업이 늘어나는 등 의료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정부가 주력하는 의사 인력 확대뿐 아니라 종합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2022 회계연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내 공공병원인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이 모두 코로나19 기간(2020~2022년) 동안 연간 100억원을 넘나드는 의료손실을 봤다. → 그래프 참조
구체적으로 수원병원은 손실(-)이 2020년 175억, 2021년 82억, 2022년 145억원까지 불어났고, 같은 기간 안성병원은 183억, 106억, 166억원, 이천병원은 133억, 62억, 89억원, 의정부병원은 141억, 124억, 15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파주병원과 포천병원은 각각 2020년에 206억과 188억, 2021년은 158억과 126억 그리고 2022년에는 178억, 149억원의 의료손실을 기록하는 등 6개 병원은 코로나19 3년 동안 총 2천5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병상 800개 이상을 보유한 도내 4개 민간 상급종합병원은 오히려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수원의 아주대학교병원은 2020년 443억, 2021년 728억, 2022년 688억원의 의료이익을 냈다. 안양의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같은 기간 248억, 437억, 338억원을, 순천향대학교부속 부천병원은 181억, 306억, 332억원 그리고 고려대의과대학부속 안산병원은 274억, 175억, 106억원의 의료수익을 기록했다.
정부가 민간병원에 코로나 환자 치료 대가로 지급한 손실보상금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2022년에 도내 1천개 가까운 병원과 의원 등 1·2차 의료기관들이 문을 닫으며 민간병원 내에서도 진료 과목과 병상 규모에 따라 실적 격차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된 이후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의료전달체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도의료원은 병상 가동률이 회복되지 않아 경영 정상화까지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환자의 기초적인 진료를 담당하는 동네의원과 2차 종합병원 등이 문을 닫으면 오히려 대학병원 환자 부담이 늘어 이용이 어려운 악순환에 빠진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의료원 운영정상화 TF 위원인 황세주(민·비례) 도의원은 "의료에도 빈부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 때 최전방에서 싸운 공공의료원은 팬데믹 이후 발길이 끊겨 손실에 허덕여 경영 정상화까지 앞으로 2년 이상 걸릴 것이 예상된다. 민간병원도 의사 수급 문제 등으로 대학병원 중심의 쏠림 현상이 늘어나며 상황이 악화되는 중이다"라며 "공공 쪽에는 지원금을 높이고, 의사 인력 문제뿐 아니라 악순환을 끊을 종합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