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코리아 태동 50년·(下)] 


차질 없는 시설투자 등 조성 목청

4년새 세계시장 韓점유율 3.6%p ↓
중국 이어 대만에 추격 허용 '3위'
시설투자·인력양성 등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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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공사가 진행 중인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부근 일대의 모습. /경인일보DB

반도체는 국가 수출의 16%, 경기도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품목이다.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경기가 휘청이면서 국가 전체는 물론 경기도 수출도 타격이 컸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 여건도 다소 나아졌지만 관건은 K-반도체의 경쟁력이다. 중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던 한국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최근엔 대만에도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올해 50년 역사를 맞는 K-반도체가 앞으로의 100년, 세계를 선도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경기 남부지역에 들어서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시설 투자 등이 계획대로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발표한 '6대 국가첨단전략산업 수출시장 점유율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는 파장을 불러왔다. 중국에 이어 2위였던 한국의 6대 첨단산업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4년새 25%가 쪼그라들어 독일, 대만, 미국에 밀려서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점유율은 2018년엔 13%로 중국(16.7%)에 이어 2위였지만, 2022년엔 9.4%로 줄어 중국(15.7%)은 물론 대만(15.4%)에도 추월당했다. 4년 새 한국의 점유율이 3.6%p 줄어드는 동안 대만의 점유율은 4.2%p 증가했다. 수출액도 한국 반도체는 8억달러가 줄었지만 대만은 무려 997억달러가 늘었다.

해당 기간 AI 등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반도체 수요도 이에 따라 다변화되는 만큼, 대만이 강세를 보여온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거세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가 공고해지면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그리고 경기도 경제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K-반도체가 50년 역사를 넘어 100년을 대비해야 하는 지금,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게 최대 과제인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경기 남부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공언한 바 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생산 기지를 집중 육성하는 게 핵심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이 같은 대대적 투자가 제대로 이행되는 게 향후 한국 반도체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데 가장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시설 확충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예전부터 꾸준히 해왔다.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필요한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려면 정부, 지자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해외에서도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선 파격적인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시설 투자나 인력 양성 등 정부가 발표한 내용들이 흔들림 없이 이행되면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 지자체, 기업이 각자 위치에서 반도체 산업이 향후 국가, 지역 경제를 선도한다는 공감대 속 발표된 내용들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힘을 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