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기후동행카드 불만 몰리는 경기도
관내 지하철·면허버스에 한정
광명역·선바위역·까치울역 등
인접한 경기도 지역 혜택 제외
하차 안되거나 별도 요금 청구
도내 역무원이 민원 응대 실정
지난 27일부터 서울시내에서 사용이 시작된 기후동행카드와 관련한 민원이 경기도로 밀려오고 있다. 서울시와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서는 역 하나 차이로 이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때문에 불만이 생기고 있는 것인데, 당초 예상됐던 문제인 만큼 홀로 이를 추진했던 서울시의 정책 협조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 사용범위는 서울시내 지하철과 서울시 면허버스에 한정된다. 즉, 2·6·8·9호선과 신림·우이신설선을 제외하고는 경기도 및 인천과의 경계에서 한 정거장 차이로 사용이 불가한 지점이 있는 것이다. → 표 참조
실제 1호선의 경우 광명역에선 사용이 불가하지만 바로 다음 역인 금천구청역에서는 사용 가능하다. 4호선은 선바위역 다음 역인 남태령역부터 사용 가능, 7호선은 까치울역 다음 역인 온수역부터 사용 가능하다.
같은 경기도 지자체라도 사용가능 여부가 갈리는 곳도 있다. 수인분당선을 보면, 성남의 모란역과 복정역에는 8호선도 있어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 사이의 가천대역과 태평역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
이에 출퇴근·통학 등의 사유로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천대역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유은서(27)씨는 "안그래도 기후동행카드를 쓰고 싶어 찾아봤는데 한 정거장 차이로 적용이 안 된다고 해서 혜택을 못 받는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경기도민은 소외되고 서울쏠림현상을 가속화하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광명에 거주하는 박근희(26)씨는 "서울공화국을 극대화시키기만 하는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기도는 서울과 생활권을 공유하는데 경기도를 정책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지방 차별"이라고 꼬집었다.
현장에서의 민원을 담당하는 역무원들 또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역무원은 "막 시작한 주말동안 관련 민원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여기서는 기후동행카드로 하차가 안되기 때문에 별도 요금 지불을 안내하면 화를 내는 고객들이 많았다. 또, 기후동행카드 하차 태그를 안 하면 페널티가 있다는 말에 사용 가능한 역으로 가서 내리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에 살더라도 기후동행카드의 복잡한 사용범위와 방법 탓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면허버스와 경기도 버스를 구분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승차는 불가하지만 하차는 예외적으로 허용해주는 지하철역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 초기라 민원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경기도로 들어오는 민원까지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 가능 여부가 확인 가능하고, 현장에서도 안내문을 부착하도록 하는 등 지속적인 홍보로 불편 민원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가 정부의 K-패스를 기반으로 운영 예정인 'The(더) 경기패스'는 오는 5월 시작된다. 더 경기패스는 전국 모든 대중교통 수단에 적용되며 사용한 요금의 20~53%를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도민이 주로 이용하는 신분당선, 광역버스, 개통 예정인 GTX 등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