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56.4㎏' 쌀소비량 역대 최저… 쌀가공 식품수출은 최대 성과
한국인의 주식인 쌀 소비량이 육류 소비량보다도 줄어든 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역대 최저치인 56.4㎏을 기록하면서 1인당 육류 소비량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부문의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으로 2022년(56.7㎏)보다 0.6% 줄었다. 이는 역대 최저 기록이자 30여년 전인 1992년 소비량(112.9㎏)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치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4년(130.1㎏) 이후 39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쌀 소비량은 해당 통계 조사를 시작한 1962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서구식 식습관 확산 등 영향이 크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같은 기간 1인당 육류 소비량보다도 적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4'를 보면 지난해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3대 육류의 1인당 소비량은 60.6㎏으로 추정됐다. 육류를 쌀보다 4.2㎏ 더 먹은 셈이다.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22년 59.8㎏을 기록하면서 그해 1인당 쌀 소비량(56.7㎏)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그리고 1년 뒤인 지난해 쌀·육류 소비량 격차는 더 커졌다. → 그래프 참조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즉석밥, 냉동김밥 등 쌀 가공식품 수출은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1천723만9천달러(2천900억여원)다. 처음으로 2억달러를 넘었으며, 2022년(1억8천182만1천달러)보다 16.4% 증가했다.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015년 이후 증가세다. K-콘텐츠 인기로 한국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과 관련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쌀 가공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제3차 쌀 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2024∼2028)을 수립했다. 2028년까지 국내 쌀 가공산업 시장을 17조원 규모로 키우고 수출액을 4억달러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와중에 쌀 가공식품 산업의 성장이 농가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제3차 기본계획이 확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영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한국글루텐프리인증사업단장은 "이번 제3차 계획은 쌀 가공식품 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글루텐 프리 인증 사업 등 여러 방안들이 구체적으로 포함돼 있다"며 "이번 계획이 확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의 예산 승인 협조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적극 추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