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 전, 재해조사 의견서를 분석하고 산업재해 이후 남겨진 노동자의 삶 등을 선배들과 기획기사로 취재했다. 당시 인터뷰했던 노동자는 함께 일하던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뒤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일터에서의 죽음은 계속된다. 떨어져 죽고, 끼어서 죽고, 부딪혀 죽는다. 여전히 수백명이 출근했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다. 그 수 역시 OECD 최고 수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외면하고 싶겠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현실이다. 이를 바꾸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제정됐고 최근 적용 대상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됐다. 그러자 동네 빵집 사장님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법의 핵심은 뺀 '여론몰이'가 확산한다. 중대재해란 1명 이상 사망자가 나왔거나 동일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발생했거나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나온 경우를 말한다. 특히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등을 마련했는지가 중요하다. 이게 동네 빵집 사장님 처벌을 겨냥한 법인가.
최근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중처법을 '유예'해야 한다며 동네 빵집 사장님을 그 이유로 붙인다. 경영계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한다. 맞다. 중처법의 핵심도 노동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안전을 최우선에 두자는 것이다. 기획취재를 하며 만났던 이들도 "같은 사고가 더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정부와 정치권이 이를 미루고 핵심은 뺀 여론몰이에 솔선수범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욱이 중처법 대상 확대는 2년 전 예고됐다. 그럼에도 아무런 준비를 못했다고 호소한다. 정부와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상황을 회피하려 눈치를 본다. 동네 빵집 사장님만 국민인가.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인 노동자도 같은 국민이다. 경제발전이란 목표 아래 일하다 죽은 국민을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겼던 과거를 또다시 답습하겠다면 정부와 정치권도 가해자, 공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