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타의 의해 꿈 잃고 싶지 않다” 불복

4시간중 5분… 학대 판단 공무원 증언 ‘의구심’

‘금전 요구’ 부분 뺀 합의서 주씨측에 다시 전달

주호민아들특수교사
웹툰작가 주호민씨 아들에 대한 아동학대 사건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30대 특수교사가 6일 오전 수원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4.2.6 /김준석기자

“서이초 사건과 (아들 학대 사건이)엮이면서 ‘갑질 부모’가 됐다”(웹툰 작가 주호민)

“특수교사에서 순식간에 아동학대 피고인이 됐다”(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자폐성 장애를 가진 주호민씨 아들을 상대로 한 담당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사건을 두고 1심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가운데(2월 1일자 인터넷 보도) 이후 개인 방송을 통한 주씨의 심경 토로와, 이에 맞서는 특수교사 측의 기자회견 등 법정 밖 여론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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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80여 명의 다른 특수교사들과 함께 수원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용인의 한 초등학교 소속 30대 특수교사 A씨는 “순식간에 아동학대 피고인이 됐다. 제 꿈이던 특수교사를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며 지난 1일 있었던 자신의 대한 판결에 불복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주씨 측이 지난 2022년 9월 13일 ‘몰래 녹음’에 나선 이유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법원의 증거능력 인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주씨는 자녀가 그즈음 보이지 않던 배변 실수를 하고 하교 후 불안해하는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녹음기를 (아들 옷에)넣었다고 했지만, 이틀 후 있었던 주씨 아들을 위해 주씨 부모와 학교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는 그런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4시간가량의 녹음 분량 중 5분만 듣고 아동학대로 판단한 용인시 담당 공무원은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아무 책임이 없는지 묻고 싶다”며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해당 공무원의 증언 효력에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앞서 주씨는 1심 판결이 있었던 지난 1일 오후 온라인 개인 방송을 통해 “서이초 사건과 (자신의 아들 사건이)엮이면서 ‘갑질 부모’가 됐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겪은 여러 심경을 토로했다.

이 방송에서 그는 “(학대 특수교사에 대해 처음엔)선처로 가닥을 잡고 입장문도 냈었다”면서도 이후 특수교사 측으로부터 고소 취하서 작성, 물질적 피해보상, 자필 사과문 게시 등 요구사항이 담긴 서신을 전달받아 선처의 뜻을 거두게 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도 A씨는 이날 입장을 밝혔다. A씨는 “(물질적 피해보상 내용이 포함된 서신은)제 변호사가 주씨 측 합의 가능성 타진을 위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전달했던 것”이라며 “제가 금전 요구 부분은 원치 않는다고 요청하자 제 변호사가 주씨 변호인에게 해당 요구를 삭제하고 다시 전달한 게 팩트”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A씨가 주씨의 녹음파일이 1심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 강력히 문제 제기에 나선 만큼 다가올 이 사건 항소심에서도 이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